[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가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여름 시장 개봉을 목표로 한국과 미국에서 배우들의 후시 녹음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인공인 돼지 ‘옥자’의 CG를 매만지는 막판 작업도 뜨겁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옥자의 하나뿐인 가족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가 필사적으로 옥자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배우로는 안서현,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 윤경호, 조완기, 김문학,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이 출연했고,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데본 보스틱, 릴리 콜린스, 셜리 헨더슨 등 해외 톱스타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에 나섰다.
이번 영화는 제작 단계에서 봉준호 감독의 전작 ‘괴물'(06)을 잇는 괴수물이란 오해를 받았다. 이에 봉준호 감독이 직접 “옥자와 소녀의 뜨거운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옥자는 무서운 괴수가 아니다. 오히려 옥자와 소녀를 둘러싼 미친 세상이 더 괴물 같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주인공인 옥자는 유전자변형 슈퍼 암퇘지다. 미국의 글로벌 식품기업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거대한 돼지를 개발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슈퍼 돼지를 분양한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 역시 이 돼지를 분양받고 옥자란 이름을 붙이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옥자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 인지능력까지 갖춘 천재 돼지로 그려진다.
영화는 옥자가 미국 본사 수송이 결정되며 미자가 옥자를 살리기 위한 모험을 펼치는 과정을 스펙터클하게 그린다. 틸다 스윈튼이 다국적 기업의 탐욕스러운 CEO를 연기하고, 제이크 질렌할은 미자를 돕는 환경운동가 역할로 분했다.
봉준호 감독은 특유의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이윤 창출을 위해 유전자 조작을 서슴지 않는 글로벌 기업을 풍자할 것으로 보인다. “옥자와 소녀를 둘러싼 미친 듯한 세상이 더 괴물 같다”라는 봉준호의 설명이 그 힌트.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를 통해 날카로운 사회 비판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관건이 되는 것은 이러한 메시지를 어떤 그릇에 담아냈냐는 것. 지난해 7월 진행된 미국 뉴욕 촬영 모습만 보면 일견 컬트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옥자’의 제작비는 5000만 달러로 한화 약 570억 원. 할리우드 시각에서 봤을 때 그리 큰 규모의 제작비는 아니다.
목표는 여름 국내 개봉이다.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미국에서는 한시적 극장 개봉도 추진될 예정이다. 올여름 시장은 ‘군함도'(류승완 감독), ‘신과 함께'(김용화 감독), ‘덩케르크'(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이 맞붙는다. ‘옥자’까지 뛰어들 경우 그야말로 역대급 여름 시장이 될 전망이다. 과연 ‘옥자’가 보여줄 세계관은 어떨지, 여름이 벌써 기대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넷플릭스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