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도깨비’가 뜨거운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 찬란했던 ‘도깨비’는 안방극장을 떠났지만, 그 여운은 여전히 남아 있다. ‘도깨비’를 다시 느끼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김은숙 극본, 이응복 연출, 이하 도깨비)는 지난 달 21일 종영했다. 종영 후 한 달이 지났지만 ‘도깨비’의 인기는 여전하다. 많은 사람들이 ‘도깨비’ 촬영 장소를 찾는 것을 보면 말이다. TV리포트가 직접 ‘도깨비’ 촬영 장소를 찾아가봤다.
◆ 웅장한 도깨비X저승사자 집 : 운현궁 양관
‘도깨비’에서 주요 배경이 됐던 장소 중 하나는 도깨비(공유)와 저승사자(이동욱), 그리고 지은탁(김고은)이 함께 살았던 집이다. 이 곳은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으로 ‘도깨비’와 잘 어울리는 장소 중 하나였다.
‘도깨비’를 위해 만든 세트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운현궁 양관인 것. 내부는 이 곳이 아닌 경기도 남양주시 세트장에서 찍었다. 운현궁 양관은 운현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건물로 흥선대원군의 손자 이준용 저택이었다. 해방이 되면서 학교법인 덕성학원이 소유하게 됐고, 최근까지 덕성학원 법인 사무실로도 사용했다. 현재 내부 공사 중이다.
특히 운현궁 양관은 우리나라 전통 건물 양식이 아니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때문에 ‘도깨비’ 이응복 PD도 만족스러워 했다는 후문. ‘도깨비’ 촬영지 섭외 담당자는 “감독이 클래식한 건물을 원했다. 운현궁 양관은 근대화 건축 양식이라 그런 느낌이 강했다. 감독도 제일 마음에 들어 한 장소였다”고 밝혔다.
◆ 로맨틱한 바닷가 : 영진 해변
‘도깨비’에서 인상 깊었던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도깨비와 지은탁이 만났던 방파제다. 이 곳에서 지은탁이 생일 촛불을 끄면서 도깨비를 소환했고, 두 사람의 운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 도깨비가 지은탁에게 메밀꽃을 선물한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이토록 로맨틱한 장소는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영진 해변. 탁 트인 동해 바다와 낮은 방파제 덕분에 ‘도깨비’ 제작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섭외 담당자는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방파제를 찾았다. 영진 해변이 그런 느낌의 방파제였다. 감독이 많이 좋아해준 장소였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월정사 전나무숲 역시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도깨비’ 촬영지로 낙점됐다. 섭외 담당자는 “월정사 전나무숲이 예쁜 산책로였다. 실제로 눈이 가장 많이 내렸을 때 ‘도깨비’ 촬영이 진행됐다. 그래서 기대치 이상의 예쁜 장면이 완성됐다. 저도 드라마 보면서 놀랐다”고 알렸다.
◆ 풍광 좋은 육교 : 2호선 용답역
‘도깨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장소로 육교를 빼놓을 수 없다. 육교는 저승사자와 써니(유인나)가 처음 만난 곳이자 삼신할매(이엘)와 유덕화(육성재)가 의미심장하게 마주치는 곳이기도 했다. ‘도깨비’에서도 그렇듯 실제로도 서울이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 근처에 있는 육교였던 것.
이 육교는 용답역 2번 출구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 다소 특이한 구조다. ‘도깨비’ 담당자는 “풍광이 좋았다. 사방이 뚫려 있고, ‘도깨비’ 상황 콘셉트와 잘 맞았다. 사람 통행도 별로 없고 길어서 최종적으로 ‘도깨비’ 촬영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육교는 ‘도깨비’ 덕분에 명소가 됐다. 몇몇 사람들은 ‘도깨비’ 주인공과 같은 포즈를 취하기도 했고,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운현궁 양관부터 육교까지 그야말로 ‘도깨비’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배우들의 열연도 눈부셨지만, 제작진의 탁월한 안목과 숨은 노력 덕분에 ‘도깨비’는 더욱 풍성해진 셈이다. ‘도깨비’ 담당자는 “이응복 감독이 예쁘게 잘 촬영해줬고, 김은숙 작가가 글을 잘 써준 덕분에 ‘도깨비’가 큰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덤으로 얻었다”면서 겸손하게 말했다.
가까운 주말, ‘도깨비’ 촬영 장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도깨비’ 속 주인공처럼 낭만적인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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