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오피스 드라마 시대다. tvN ‘미생’과 KBS2 ‘김과장’까지 회사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소재가 범람하면 상투성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학벌, 지연, 혈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주인공이 대기업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설정은 이제 식상한 스토리처럼 비춰친다. 지난 15일 베일을 벗은 MBC 새 수목극 ‘자체발광 오피스’도 다르지 않았다. 차별점은 하나, 여주인공 고아성이었다.
브라운관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고아성은 흔한 미인형이 아니라 새로웠다. 평범한 듯 다른 무기를 지닌 고아성의 존재는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연기에도 특별한 결이 있었다. 미니시리즈의 캔디 캐릭터를 흔한 정공법으로 그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투영해 연기했다. 표정 하나하나, 모든 게 새로웠다.
이날 은호원(고아성)은 100번째 회사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하늘도 감동한다는 ‘100번째’ 면접에 임하는 그녀의 표정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면접관 서우진(하석진)을 만나며서 은호원의 꿈은 부서졌다. 서우진은 낮은 스펙의 은호원을 대놓고 무시했다. “도대체 아르바이트는 왜 한 거냐. 이렇다 할 이력이 하나도 없다”라며 심지어 은호원을 “병신”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온갖 노력에도 100번째 면접에서도 떨어진 은호원. 그는 한강을 찾아 울부짓다가 발을 헛디뎌 한강에 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구출은 됐지만,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시한부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은호원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자 했다. 그때 또 한 번의 기회가 떠올랐다. 101번째 회사 면접이 준비된 것. 기적은 악연을 데리고 왔다. 은호원을 맞은 면접관은 또다시 서우진. 두 사람의 좌충우돌 회사생활이 펼쳐질 것임을 예감케하는 장면이었다.
고아성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를 빈틈없이 완벽히 채웠다. 고아성에 의한, 고아성을 위한 첫 방송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자체발광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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