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결국 틴탑은 찢어졌다. 데뷔 7주년을 얼마 앞두고 일이 벌어졌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겠다. 그룹은 완전체를 깨트렸으니 면목 없고, 이탈한 멤버는 든든했던 팬덤을 잃었으니 앞으로 쉽지 않겠다. 그럼에도 그룹 틴탑은 둘로 나뉘었다.
틴탑의 내홍이 외부에 알려진 건 지난 2월이 처음이었다. 내부 갈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겪었다지만, 쉬쉬했다. 감출 수 있다면 감추고 싶었을 테니. 어떻게든 봉합해서 3월 완전체 컴백을 꿈꿨다. 하지만 그걸 틀어버린 건 멤버 엘조(본명 이병헌)다.
틴탑은 지난해 12월, 소속사 티오피미디어 측과 계약기간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재계약했다. 앞으로 더 오랜 시간 틴탑으로 현 회사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멤버 엘조는 이를 거부했다. 게다가 남은 기간마저 해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대리인을 통해 소속사 측에 계약해지 내용증명을 보냈고,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흘렸다.
이런 상황에 틴탑과 티오피미디어 측은 당황했다. 3월 발매를 예정한 새 앨범 녹음에 엘조도 참여했기 때문. 신곡에 목소리는 남겼으면서 틴탑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가수 그룹 활동 대신 솔로 배우로 전향하겠다는 게 엘조의 새로운 꿈이었다.
티오피미디어 측은 엘조를 만류했다. 틴탑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게 서로에 훨씬 이득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엘조는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웹드라마 ‘요술병’과 SBS 드라마 ‘딴따라’ 출연 경험이라면 얼마든지 혼자서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더군다나 티오피미디어 측이 엘조는 자신의 드라마 섭외에 훼방을 놓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티오피미디어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티오피미디어 측은 “3월 앨범에는 틴탑 6명 모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입장으로 엘조의 합류를 기다렸다. 재계약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이미 녹음을 마친 신곡으로 활동하자고 설득했다. 그러나 엘조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틴탑은 3월을 훌쩍 넘겨서도 컴백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20일 틴탑은 엘조가 빠진 5인조 축소 컴백을 선언했다. 엘조가 틴탑에 더 이상 함께하겠다는 의사가 없어 나머지 멤버 캡, 천지, 니엘, 리키, 창조로 재정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이제 틴탑은 다섯 멤버에 맞춰 정규 2집을 준비한다. 콘서트를 연다면, 기존 대형도 다시 짜야한다. 엘조의 개인 팬들은 빠져나갔을 테니 틴탑의 팬덤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7주년을 앞두고 완전체를 지키지 못한 아이돌 그룹 중 하나로 불명예를 얻었다.
그리고 엘조는 틴탑에서 벗어나겠다고 했으니, 혼자 활동을 시작한다. 드라마, 영화 등의 오디션을 찾아다니겠다. 뮤지컬은 설 수 없겠다. 틴탑에서도 보컬 실력이 부족해 랩 파트만 소화했던 터라 노래를 기반으로 한 활동은 어렵겠다. 그룹을 배신한 멤버로 낙인찍힌 시선도 감수해야 한다. 데뷔시켜준 티오피미디어 측과의 계약을 위반한 엘조는 당분간 소송도 진행한다.
틴탑과 엘조는 갈라섰다.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던 멤버들은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그 상태로 연예 활동은 유지된다. 어디서든, 언제든 마주칠 수 있다. 그렇게 만난다면, 틴탑과 엘조는 누가 웃을 수 있을까. 틴탑은 5인조로도 히트곡을 만들어낼까, 엘조는 시청률 1위 드라마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티오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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