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1991년 연예계에 데뷔해 30년 가까이 정상을 군림한 개그우먼 이영자. 그러나 정상을 유지하는 일은 정상에 오르는 일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장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많은 방송인의 부러움을 받는 이영자이지만, 그녀 역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 KBS 장기 파업 때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출연료가 뚝 끊기자, 그 현실을 더욱 직감했다는 이영자다. 이는 정해진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당시의 고통을 떠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영자의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그 시발점은 MBC ‘전지적 참견시점’이다. 매니저 시점의 이영자는 요즘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했다. 특히 이영자의 먹방은 트렌드를 압도했다. 이영자가 선정한 식당은 맛집이 됐고, 이영자가 방송에서 고른 메뉴는 화제가 됐다.
‘전참시’의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온 국민이 분노한 가운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이영자에 쏠렸다. 매스컴은 이영자의 일거수일투족, 이영자의 입에 주목했다. ‘밥블레스유’에 취재 열기가 뜨거운 이유도 ‘전참시’ 논란 이후 이영자의 첫 공식석상이기 때문이었다. 데뷔 30년을 앞둔 이영자는 다시금 핫한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영자의 전성기가 더욱 소중한 이유는 그녀가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점에 찾아왔다는 점에서다. 이영자는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올리브 ‘밥블레스유’ 제작발표회에서 ‘영자의 전성시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참 겸손해야 하는데”라 운을 뗐지만 이내 “좋아서 입이 찢어지긴 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녀는 “이젠 힘이 든다는 생각을 하던 시점이었다. 관 뚜껑을 닫아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숙이가 비보TV와 유튜브에서 영자 언니가 웃기다고 해줘서 관 뚜껑을 열어줬고, 다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자는 “젊은 세대들이 나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기도 하고,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은퇴 이후를 생각하며 짰던 계획을 털어놨다. “우리 언니가 요리를 잘하는데 언니가 은퇴를 하면 언니를 데리고 다니며 울릉도에서 갓 잡은 요리를 해 먹고 평생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
이영자는 “‘전참시’가 잘되면서 CF도 들어오더라. 내가 비호감 연예인이라고 CF도 안 들어오는데, 몇 번이나 확인하고 당장 촬영하자고 했다”며 “남자 복은 없는데 이런 복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세상은 공평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먹방과 치유 토크를 주무기로 한 ‘밥블레스유’가 오는 21일 첫 방송되고, ‘전참시’가 30일 방송 재개를 앞두고 있다. 논란으로 멈췄던 이영자의 먹방 토크가 무더위로 떨어진 여름 입맛을 되살릴 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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