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시나리오 상에는 베드신 한 줄. 첫 촬영, 첫 장면이 베드신, 감독은 전라 노출을 원했다.”
모델 겸 배우 이영진이 영화 촬영 당시의 경험을 폭로했다. 현재 활동 중인 배우가 꺼낸 용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에서는 최근 불거진 김기덕 감독 고소 건을 다뤘다. 이 가운데 이영진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에 대해 언급하며 불편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시나리오 상에는 한 줄로 적혀있던 베드신이었지만, 현장에서 감독이 요구한 것은 전라였다고. 초반 제작사 대표가 했던 말과 현장의 상황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영진은 “촬영을 앞두고 감독에게 옥상으로 불려가 1대 1면담을 했다. 감독은 내게 ‘딸 같은 배우’라 말했고,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 등을 거론했다. 내게 전라를 요구했다”라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여자는 자고 싶어야 돼’였다. 셀 수가 없다. 다른 능력은 이걸 갖춘 다음 인양 말이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이영진은 “터질게 터졌다는 이야기가 맞다”라며 “이렇게 민감한 사안이라면 철저한 계약 하에 찍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도 전했다.
방송 이후 이영진의 고백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현재 활동 중인 배우가 보여준 용기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그의 발언은 영화 현장에서 여배우에 대한 처우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짐작게 했다.
물론 여배우의 노출이 강요되는 영화만 있는 것도, 그런 현장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이영진의 폭로가 모든 영화 현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 폭력이 ‘예술’로 포장되는 것은 멈춰야 한다. 강요적인 촬영이 ‘관례’처럼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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