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딸 때문에..내 인생은 포기했어.”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영화제작 전원사 제작)가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국내에 첫 공개됐다.
‘그 후’는 아름(김민희)이 출판사 출근 첫날 유부남 상사 봉완(권해효)과 불륜의 사이라고 오해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에 이은 네 번째 만남이다. 지난 1월 서울 상수동 일대에서 촬영했다. ‘오! 수정'(00), ‘북촌방향'(11) 이후 홍상수의 세 번째 흑백영화다. 지난 5월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매작품 자신의 경험담을 스크린으로 끌어오는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 첫 호흡을 맞춘 이후 대부분 작품에서 불륜을 소재로 했다. ‘그 후’ 역시 마찬가지. 다만 전작들과 달리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서 불륜 당사자가 아닌 제 3자리로 자리한다. 영화의 배경도 영화계에서 출판계로 옮겼다.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봉완은 직원 창숙(김새벽)과 불륜 관계를 맺는다. 봉완의 연애편지를 발견한 아내(조윤희)는 그의 일터로 찾아가고, 아름을 봉완의 내연녀라고 오해한다.
봉완의 아내는 아름을 향해 “”나쁜년아. 너네들이 더러운 짓 한 것 모를 줄 알아? 넌 맞아야돼”라며 뺨을 내리친다. 전작에선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딸과 종교(기독교)에 대한 반복적 언급도 의미심장하다. 봉완은 딸 때문에 아내와 살기로 했다며 “내 인생은 포기한 것”이라고 자조한다.
위선적이고 뻔뻔한 봉완과 창숙, 봉완에게 마치 막장 아침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분노하는 봉완의 아내, 봉완의 내연녀로 오해받고 난처한 상황에 놓인 아름의 모습이 폭소를 자아낸다.
엔딩에서는 김민희를 향한 감독의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차창 밖으로 흩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김민희의 아름다움은 탁월하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는 처연하면서도 신비로웠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장난기 어린 듯 할말은 하는 캐릭터로 분했다.
‘그 후’는 7월 6일 국내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그 후’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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