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피를 나눈 친형제보다 더 형제 같은 사이, 故김주혁과 소속사 나무엑터스 대표의 사이가 그랬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우정,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함께 슬퍼했다.
지난 10월 30일 김주혁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놀라게 한 비보. 그의 이름과 함께 ‘김종도’라는 이름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김종도는 김주혁의 소속사 나무엑터스의 대표다. 김종도는 김주혁이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으며, 두사람이 함께한 지도 벌써 20년이다. 그들은 이제 가족과도 같은 사이가 됐다.
김종도와 김주혁이 절친한 사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안다. KBS2 ‘1박2일’에 동반 출연했기 때문. 김주혁은 2014년 10월 ‘쩔친노트 특집’ 당시 자신의 절친으로 김종도 대표를 불렀다. 그러면서 “이 형은 나한테 친형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의 눈빛, 말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느껴졌다. 김종도 대표는 “내가 최고로 기뻤을 때가 주혁이가 아버지랑 같이 광고를 찍었을 때”라며 “그때 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셨는데 나를 부르시더니 ‘앞으로 주혁이를 친동생처럼 잘 보살펴달라’고 하시더라.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주혁이의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애정을 전했다.
대중에게 남은 김주혁의 마지막 모습은 지난 27일 열린 ‘더 서울 어워즈’다. 김주혁은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주년에,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상을 받는 날이었다. 김주혁은 수상소감에서 “무엇보다 저한테 가장 큰 힘이 된 분은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사장님. 제 친형보다 더 친형 같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김주혁은 연기적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tvN 드라마 ‘아르곤’ 종영 후에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당시 그는 김종도 대표를 언급했다.
김주혁은 “아직 다른 것(연기)에 흥미를 못 느꼈다. 이게 재미있다. 한 우물만 파는 스타일이다. 사람과 친해지는 것도 오래 걸린다. 오래 걸리되 오래 가는 편이다. 회사도 한 번도 안 옮겼다”면서 “내년에 20주년 파티를 할 거다. 화보도 김종도 대표와 둘이서 찍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
김종도 대표는 김주혁이 사고가 나고 발인을 하며 그를 떠나보내기까지, 상주 역할을 자처하며 고인의 옆을 지켰다.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된 그는 수척했고, 항상 눈물이 고여있었다.
김종도 대표는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친 후,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자신이 아닌, 김주혁을 보내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김)주혁이는 늘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배우였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한 배우였다. 이제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주혁이의 좋은 추억을 떠 올리며 잠시 미소 짓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저 또한 그러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 모두 힘내자”라고 말했다.
김종도 대표의 SNS를 보면, 김주혁과의 추억이 가득하다. 김주혁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김주혁은 생전 인터뷰에서 “참 잘살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한 바 있다. 그 말을 항상 옆을 지켜준 김종도 대표가 입증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김종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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