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의 파격이다. 대중 앞에서 별에서 온 그대처럼 근사한 모습만 보여온 김수현과 이종석이 예쁜 포장지를 스스로 벗어던졌다. 변신을 위한 변신은 아닐 테다. 아이콘, 스타로 안주하기보다 배우로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이들의 변신 성적표는 어떨까.
# “두 번 겪기 무서운 성장통”…’리얼’ 김수현
첫 장면, 아니 첫 대사부터 파격이었다. 소녀팬들 심장 떨어지게 만든 ‘리얼'(이사랑 감독) 오프닝은 모 멀티플렉스에서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대신 상영되는 영사사고로 미성년자 관객들을 ‘헉’하게 만들었다는 후문.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일으킨 ‘리얼’은 김수현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순간을 안긴 작품이다. 청춘스타로서는 파격적인 뒤태 노출,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성애 장면, 흑역사를 안긴 무용 액션(?)까지.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수현은 난해한 이야기와 산으로 가는 연출 사이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 “청량한 사이코패스라니”…’브이아이피’ 이종석
이종석은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로 사이코패스 변신에 나섰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W’ 등을 통해 청량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그는 ‘브이아이피’에서 국가도, 법도 통제할 수 없는 김광일을 연기했다.
이종석 역시 영화의 시작부터 관객들의 분노를 자아낸다. 말간 얼굴로 긴 속눈썹을 느리게 나부끼며 낚싯줄로 나체 여성의 목을 끊는다. 이종석 본인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다.
마초에 대한 갈망이 이종석으로 하여금 ‘브이아이피’를 택하게 했다. 선택의 결과는 어떨까.
몇 마디 대사 없이 표정과 아우라만으로 악마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이종석의 연기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관객으로부턴 여성 피해자의 전시적 묘사, 김광일 캐릭터의 개연성을 놓고 극심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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