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이돌은 우상이라는 뜻으로 불린다. 일단 화려하고, 돈을 엄청 벌고, 사랑도 많이 받고, 그래서 행복할 것 같은 아이돌. 되면 마냥 좋아 보이겠지만, 그 삶을 하루하루 유지하는 건 훨씬 더 버거워보인다.
아이돌 정용화가 2018년 액땜을 제대로 하고 있다. 2016년 가을학기 경희대학교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지원한 이력이 정용화의 발목을 잡았다. 면접을 따로 본 정용화는 탈락했지만 결국 합격했단다. 내부 고발자로 시작된 사건은 정용화를 편법 입학자로 지목했고, 특혜 논란까지 야기됐다.
뉴스 보도 후 정용화는 소속사를 통해, 자필 편지를 통해 반성했다.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잘못 전달된 내용은 일일이 해명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잡고 싶었겠지.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고, 결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용화를 극악무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아무래도 대학원 박사과정 지원과정, 특히 연예인들의 입학사정을 몰라서 그렇겠다.
일단 대학원 입학, 특히 박사과정은 대학교 입시와 다르다. 수험생들의 무한 경쟁으로 따내는 대학교 입학증이 아니다. 박사 지원은 학사와 석사를 마친 이들만 가능하다. 석사 졸업을 한 학생은 해당 전공의 박사를 잇거나, 학업을 중단한다. 그건 본인 선택이다.
정용화는 이 과정에서 탈이 났다. 애초에 정용화는 본인 의지보단 대학원 측, 담당 교수의 권유로 박사과정을 지원했단다. 정용화는 지원 전형의 실수로 탈락했지만, 학생 수 미달로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합격자가 됐다. 정용화가 아닌 순전히 대학원 측의 결정이었다. 정용화는 바쁜 스케줄을 탓하며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제출했다. 만약 본인이 박사과정에 뜻이 컸다면, 서류도 더 꼼꼼히 확인했겠지만.
개인 면접을 봤다는 이유로도 정용화는 욕을 먹는다. 대학원 입학 면접은 담당 교수 권한으로 날짜와 장소를 정할 수 있다. 연예인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정용화 말고도 상당히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이 소속된 회사 혹은 별도에 마련된 곳에서 면접을 본다. 특혜라고 몰아가겠지만, 연예인을 입학시켜야 하는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배려다.
그렇다면 정용화에겐 잘못이 없다, 그건 아니다. 정용화는 분명 잘못했다. 박사 학위에 대한 목표도 딱히 없었건만, 지원했다. 정용화는 국내외 투어, 가수와 배우, 예능 영역까지 소화한다. 박사 논문을 제대로 살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 정용화가 대학원 박사과정에 이름을 올렸다.
군 복무를 앞둔 시점이라 정용화의 선택은 대중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군입대를 미루기 위한 대안으로 박사과정을 택했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정용화는 1989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이 됐다. 사유가 분명하다면 정용화는 박사과정을 밟지 않아도 군입대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게다가 정용화는 2018 평창 패럴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국가적 행사에 참여하는 남자 연예인은 누구라도 입영날짜를 조율할 수 있다.
그런 정용화가 오는 3월 5일 군입대를 발표했다. 3월 9일부터 개막되는 2018 평창 패럴림픽을 나흘 앞둔 입대다. 홍보대사로서 소임을 하기 위해 정용화는 입대를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정용화는 입영통지서에 찍힌 날짜대로 입대를 결심했다. 어김없이 군복무 회피 아이돌로 지목될 테니. 이 때문에 정용화는 예정된 해외투어도 모두 취소했다. 그에 따르는 위약금은 정용화 측이 전면 책임진다.
정용화는 입대 전까지 허락된 일을 소화한다. 지난 20일과 21일 서울에 이어 27일엔 홍콩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그 사이 패럴림픽 홍보대사로 임무를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관련해 패럴림픽 측에게 전달 받은 사안이 없다. 담당자와는 연락도 닿지 않는 상태.
2009년 데뷔 후 톱스타로 성장한 정용화. 씨엔블루 리더로, 솔로가수로, 배우로, 예능MC로 만능 아이돌이었다. 줄곧 탄탄대로만 걸었던 그에게 2018년 1월 큰 흠집이 생겼다. 누굴 탓할 수 없다. 결국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정용화를 만만하게 보는 시선마저도.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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