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제2의 정채연’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두 차례의 멤버 변화와 함께 두 번째 아이돌 오디션 출격이다. 이미 데뷔한 아이돌이지만, 또 다시 아이돌에 도전한다. 어찌 보면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지만, 다이아에게는 그런 걸 따질 여유가 없다.
그룹 다이아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 측은 오는 10월 방송되는 KBS2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 출연의사를 밝혔다. 9인조 다이아 중 도전 멤버는 예빈과 솜이. 예빈은 처음부터 함께한 원년멤버, 솜이는 올해 초 합류한 멤버다.
다이아는 2015년 9월 데뷔당시 ‘티아라 동생’이라는 타이틀 아래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7인조의 상큼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두 장의 앨범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 상황에서 소속사 측은 결단을 내렸다. 멤버 정채연과 기희현(당시에는 활동명 캐시)을 Mnet ‘프로듀스101 시즌1’에 내보냈다. 이미 데뷔한 아이돌이 오디션에 참가하는 건 반칙이라는 야유를 견뎌내면서 도전했다. 그리고 첫 방송부터 그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다는 걸 확인받았다.
멤버 정채연과 기희현은 101명의 연습생 중에서 돋보였다. 특히 정채연은 화면에 수차례 포착되며, 숨어 있던 보석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정채연의 미모와 그룹 다이아가 동시에 대중에게 인지됐다. 정채연은 프로젝트 아이오아이(I.O.I) 멤버까지 발탁되며 연달아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분명 정채연은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현역 아이돌 중 러브콜 1순위 중 하나로 올라섰다. 드라마, 예능, 광고, 화보까지 그를 원하는 분야가 넘친다. 물론 어디까지 정채연 개인에게 해당되는 요청이다.
정채연이 속한 다이아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제 아무리 정채연이 이끄는 그룹이지만, 다이아에게는 냉정한 잣대가 섰다. 정채연이 다이아로 돌아가면, 함께 묻힐 정도였다. ‘정채연 그룹’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새 앨범을 발매해도 실시간 차트 100위 안에 진입만 할 뿐, 좀처럼 버텨낼 힘이 없었으니.
다이아 내부적으로 꽤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채연 하나만 살려야 할 것인지, 정채연을 필두로 그룹을 더 끌어 올려볼 것인지. 그렇게 다이아 측은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렸다. 멤버 예빈과 솜이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유닛’에 참가한다. 그렇게 다이아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더유닛’은 ‘프로듀스101 시즌1’ 참가 때와는 온도 차가 있다. ‘더유닛’ 구성 자체가 이미 데뷔한 아이돌에게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어느덧 3년차 걸그룹이 된 다이아지만, 그 흔한 히트곡 하나도 없는 게 현실. 다이아 멤버가 ‘더유닛’에 도전한다고 한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
물론 다이아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스스로 실패한 아이돌을 인정하고, 흠집을 더 키울 수도 있겠다. 고작 3년차에 성공여부를 운운하느냐고 볼멘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다이아가 다른 아이돌과 비교해 누린 혜택을 계산해본다면 실패가 맞다.
‘더 유닛’으로 다이아는 데뷔 후 두 번째 오디션을 치른다. 아홉 명 중 선발된 멤버 예빈과 솜이의 부담감이 상당하겠다. ‘제2의 정채연’으로 다이아를 이끌어야 할 책임감이 주어졌다. 그래서 1위 가수도 해보고, 대형 콘서트도 열어보고, 음원차트에서 롱런도 해봐야지.
예빈이와 솜이가 최종 멤버로 발탁되든 아니든, 하루빨리 정채연의 짐을 나눠질 멤버가 필요하다. 다이아에게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으니.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MB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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