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기억의 밤’, 9년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완성도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 등 골 때리는 코미디물로 예사롭지 않은 감각을 인정받았다.
이후 장항준 감독은 9년간 본업인 영화 연출을 떠났다. 그는 드라마 ‘싸인’ 연출과 각본, 예능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특집 연출, 영화 ‘끝까지 간다’ 각색 등 오히려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무한도전’을 통해서는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예능인 이미지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영화 ‘기억의 밤’으로 9년 만에 충무로로 돌아왔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 사건의 진실을 담은 작품.
1년간 작업한 빈틈없는 시나리오, 완성도 높은 미쟝센과 장르적 쾌감과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오랜만에 등장한 웰메이드 스릴러에 벌써 입소문이 뜨겁다. 개봉 전 60분 공개라는 파격 시사회까지 연 것만 봐도 그 자신감을 짐작하게 한다.
장항준 감독은 최근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보통 두 달이면 쓰는 편인데 ‘기억의 밤’은 무려 1년간 썼다. 오류 없이 말이 되는, 그러면서도 예측 불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화려한 기교 없이 기본기에 충실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란한 카메라 앵글이나 과장된 음악이 아닌, 오로지 캐릭터와 이야기만으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장항준 감독은 “차기작도 정통 스릴러를 만들고 싶다. 아직 갈증이 덜 풀렸다”고 자신감과 야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9년 만에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로 돌아온 장항준 감독. ‘스릴러 장인’ 장항준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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