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결국 진실은 현장에서 오고 간 대화를 담은 녹취록에 있다. 물론 일부 발췌가 아닌 모든 것이 녹음된 녹취록 전문을 말한다. 배우 곽도원과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이 금품 요구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5일 곽도원의 1인 소속사 대표 겸 임사라 변호사는 성폭력 혐의로 입건된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대표의 후배들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며 관련된 녹취 파일을 이윤택 고소인단 변호인 측에 넘긴다고 밝혔다. 그는 고소인 중 4명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배들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윤택을 고발한 고소인 측 중 한 명인 음악극단 콩나물 이재령 대표는 오늘(26일) “후배들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다. 임사라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재령 대표는 “후배들은 공개적으로 저희를 지지하거나 격려하는 연희단 선배가 없어 외롭고 힘들어하던 중 연희단 출신인 배우 곽도원이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라며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22일 연락을 해 통화하면서 사로 펑펑 울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곽도원과 후배들은 만나기로 했다. 곽도원은 23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임사라 변호사를 대동한 채 후배들 앞에 나타났다. 이재령 대표는 “임사라 변호사가 후배들을 돈을 바라고 만나는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매우 불쾌했고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임사라 변호에게 통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
임사라 변호사와 24일 통화를 했다는 이재령 대표는 “우리도 펀딩 제의를 받은 것이 많은데 (그것도 조심스러워서) 안 하고 있다”라며 “후배들이 크게 상처를 입었으니 인간적인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을 뿐이고 말했다.
또 이재령 대표는 임사라 변호사가 성폭력 피해자 국선 변호사를 했다는 경력을 내세우며 후배들을 이른바 ‘꽃뱀’으로 모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까지 하셨다는 분이 ‘꽃뱀’ 운운하며 피해자들의 마음과 진실을 왜곡하는 걸 보니 참담한 심정”이라는 것.
덧붙여 곽도원이 후배들과 만난 다음 날 오전에 한 후배에게 ‘잘 들어갔니? 두고 와서 맘이 불편하네ㅠ’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금품 요구와 협박을 받은 사람이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이 말이 되는지 생각해보라” 주장했다.
하지만 임사라 변호사는 이재령 대표의 반박글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다시 SNS를 통해 “오늘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게 4명 명단과 녹취파일, 문자 내역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4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나머지 13명 피해자들의 진실성이 훼손된다고 판단해 그들을 고소인단에서 제외할지, 아니면 그들을 안고 갈지는 101명의 공동변호인단이 깊은 고민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윤택을 고발했던 또 다른 인물도 후배들의 편에 섰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녹취본이 반갑다며 오히려 전문을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희 대표는 “순진하게 선배 만나러 나갔다가 당한 봉변이라 제대로 된 녹취도 없었습니다”라며 “편집하시면 변호사님 의혹제기에 흠이 생길 수도 있으니 꼭 전문으로 부탁드립니다. 근데 저희에게 보내신다는 것도 이상하고 4명을 빼라 주장하시는 부분도 기이하네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 같으면요 배우를 보호하는 대표라면 이 4명 바로 고소이고요. 미투를 흐리는 부류를 걱정하는 성폭력 전문 변호사였다해도 고소입니다”라며 “아무튼 보내고 싶다하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초점이 녹취록 전문에 모아졌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곽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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