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예고편과 실제 방송이 달랐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낚시 예고였을까, 논란을 의식해 방송을 편집한 것일까.
각종 논란 속에 지난 23일 경희대학교 앞인 회기동 벽화마을 편이 첫방송됐다. ‘자극적’이라는 비판이 많기 때문일까. 이날 방송은 이전에 비해 평이했다. 다만, 예고편에서 다음주 ‘빌런’이 나올 것을 예고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컵밥집.
예고편에서 컵밥집을 방문한 백종원. 음산한 분위기 속 ‘긴급상황 발생’이라는 자막이 떴다. 그리고 백종원은 “맛은 정신적인 만족도가 없다. 맛이 애매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컵밥집 부부와 백종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의견 대립을 하는 모습이 나왔다. 백종원은 “무슨 자신감이죠?”라고 물었고, 여사장은 “그래서, 그래서”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백종원의 말에 대꾸를 하는 듯한 모습. 이어 백종원은 “그럼 컵밥은 왜 해?”라고 물었다.
이 같은 예고편은 컵밥집이 이번 골목의 빌런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컵밥집 부부 이야기는 마지막에 나왔다. 백종원은 ‘가격이 비싸고, 정신적인 만족도가 없으며, 특별함이 없다’고 평했다. 그리고 노량진에 가서 컵밥 시장조사를 하라고 했다.
이후, 컵밥집 부부는 느낀점과 해결책을 정리해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발표는 남편이 맡았다.컵밥집 부부는 백종원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부부는 노량진 컵밥보다 자신들의 컵밥을 선호한다고 했다. 가격적인 면에 대해서는 3900원에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국물을 추가로 제공하고, 야채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함’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상황실에 있던 아내는 보다못해 내려와 “제가 먹어봤을 때는 여러가지 섞인 맛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남성 고객만 있는 것 아니지 않나. 덮밥식으로 하고 싶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기죽지 않는 모습이었다.
백종원은 “두분은 두분의 눈높이로 모든 것을 다 보고 있다”면서 “왜 나한테 맞추냐. 섞어먹는 것이 싫으면, 컵밥이라고 붙이지 말고 덮밥이라고 해야지”라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백종원은 대학교 상가에서 내용물이 풍부하지 않은데, 3900원이라는 가격이 메리트가 없다고 지적한 것인데, 컵밥집 부부는 자신들의 의견이 확고했다. 솔루션을 받을 자세가 안 돼 보였다. 이에 백종원은 학생들을 초대해서 시식회를 열라고 했다.
컵밥집 아내는 자기 주장이 강해보였으나, 예고편처럼 대드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시식회를 연 후, 학생들이 비싸다고 하면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모습도 보였다. 예고편 속 모습으로 본편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은 김이 빠졌다.
이 같은 배경에 두 가지 이유가 추측되고 있다.
첫째, 화제성을 위한 낚시 예고편이다. 최근 뚝섬 편에 출연한 장어집과 경양식집 사장은 ‘골목식당’이 자극적이고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주장했던 터. 이날 예고편과 실제 방송의 차이는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골목식당’의 최고 빌런은 제작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논란을 의식한 편집이다. ‘골목식당’이 막장 드라마처럼 자극적이라는 평이 나오다보니, 태세 전환을 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회기 편에는 홍탁집, 피자집을 잇는 빌런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논란 속 꼬리내기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 됐든, ‘골목식당’의 예고편과 방송이 다른 것은 팩트다. 더욱이 출연진으로부터 실제와 방송도 다르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 연출과 편집을 거치기 전의 골목식당, 그 진짜 모습이 궁금하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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