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현아 그룹’ 포미닛은 현아로 시작해 현아로 끝났다. 데뷔 초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그 타이틀을 벗지 못할 줄이야. ‘OOO 그룹’에는 분명 한계가 뒤따른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면 시너지 효과는 훨씬 더 크다. 결국엔 본인들 하기 나름이라는 거겠지.
가요시장이 확장되면서 아이돌 그룹은 수없이 쏟아졌다. 그래서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특별할 수 없었다. 멤버 전원, 콘셉트 전반, 노래 전곡을 자신있게 꺼낼 수 없다. 그러려면 10년이 넘어도 데뷔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일단 하나만 내세웠다. 한 명만 밀다보면, 전체를 봐줄 거란 기대였다. 그렇게 시작된 게 ‘OOO 그룹’이다.
2017년 기준 ‘차은우 그룹’과 ‘정채연 그룹’이 존재한다. 실제 이름은 ‘아스트로’와 ‘다이아’다. 하지만 아스트로는 차은우를 넘지 못했고, 다이아는 정채연을 이기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성적표. 아스트로와 다이아에게는 매 앨범마다 과제를 떠안는다. 센터 인지도를 넘는 그룹 인기를 얻는 것.
아스트로와 다이아에게는 고민이다. 반드시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행보가 좁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마저도 부러운 타이틀이다. 그렇게라도 불리는 게 나름의 성과일 테니. ‘OOO 그룹’ 마저도 얻지 못한 그룹이 숱하다. 아니 그렇게라도 불리면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셈이니, 부러울 수밖에.
사실 이런 상황은 아스트로와 다이아에게만 적용된 건 아니다. ‘GD 그룹’ 빅뱅, ‘정용화 그룹’ 씨엔블루, ‘현아 그룹’ 포미닛도 ‘OOO 그룹’으로 시작했다.
빅뱅의 경우 여전히 지드래곤이 나머지 멤버들과 비교해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다. 그럼에도 멤버마다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씨엔블루 역시 멤버 전원이 연기에 도전 중이다. 물론 정용화가 압도적이지만, 다른 멤버들도 나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반면 포미닛은 ‘현아 그룹’으로 남았다. 데뷔 당시 현아가 원더걸스 출신으로 인지도가 확실했다. 활동하는 내내 현아는 리더도, 메인보컬도, 맏언니도 아니었다. 그러나 나머지 네 멤버들은 활동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현아에게 양보해야 했다. 패왕색으로 올라선 현아는 해체 후에도 대체불가 존재감이다.
물론 아이돌 시장 안에서 ‘OOO 그룹’을 거슬러 올라가면 서태지와아이들까지 가겠다. 이름부터가 그룹의 정체성을 의미했다. 서태지와아이들은 1992년 데뷔부터 1996년 해체까지 서태지 주도로 굴러갔다. 앨범을 서태지가 프로듀싱을 맡았고, 공연 전체적인 기획부터 컴백과 공백 심지어 해체선언도 서태지 뜻에 따라야 했다. 해체 후 셋 다 솔로가수로 컴백했지만, 그 파급력은 ‘메인’ 서태지와 ‘아이들’ 양현석과 이주노는 비교 조차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앨범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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