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새 앨범을 CD로 내든, USB에 음원을 담든, 설사 그게 불량품이든 뭐가 중요하겠나. 그 주체가 중요한 거지. 때 아닌 논란이 불거진 지드래곤의 새 앨범. 지드래곤이니까 이토록 뜨겁지, 다른 가수가 한들 이렇게 관심이나 줬을까.
빅뱅 리더 지드래곤이 지난 8일 새 미니앨범 ‘권지용’을 발매했다. 4년 만에 세 번째 솔로앨범을 낸 지드래곤은 CD가 아닌 USB에 음원을 담아 판매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자랑했다. 일반적인 형태를 거부하고, USB로 또 한 번 지드래곤만의 차별화를 꽤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때만 해도 별 다른 잡음은 나오지 않았다. 지드래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관심을 유도했고, 이를 본 팬덤만 들떴을 뿐.
오프라인으로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이 풀렸다. CD가 아닌 USB 형태 앨범을 받아든 팬들 사이에서 “불량품을 받았다”는 황당한 후기가 등장했다. 그리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이 ‘권지용’을 음원 혹은 음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음원차트 올킬을 시작으로 일주일 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지드래곤의 ‘권지용’. 하지만 음콘협과 일부 팬들은 ‘권지용’의 새로운 시도를 난해하게 받아들인 셈.
우선 ‘권지용’은 USB 형태를 띤 음반이지만, 음원이 담기지 않았다. 컴퓨터에 해당 USB를 연결하며 특정 사이트로 이동됐다. 그 곳에서 음원을 다운받고, 뮤직비디오 및 비주얼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음콘협의 주장대로 음반이라고 규정짓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지드래곤은 음반 시장의 축소와 시대의 변화를 넘어선 선택이라는 입장.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로 시작된 지드래곤의 확고한 생각은 단단히 빈정 상한 말투였다. “나의 작업물이 겨우 ‘음반이다/아니다’로 나뉘어져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지드래곤의 언급대로 음원이 담기는 겉모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LP에서 카세트테이프, 다시 CD, 그리고 다운로드 파일까지 변화됐다. 그리고 또 다시 지드래곤은 USB라는 연결 장치를 통해 해당 사이트 접속이라는 또 하나의 시스템을 보였다.
그리고 16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일부 불량품이라는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새 앨범의 붉은색 번짐 현상은 ‘의도한 콘셉트’라고 알렸다. 외부의 스크래치 역시 수작업을 통해 일부러 넣은 흔적이라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건 지드래곤이 내놓은 ‘모태’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지드래곤은 이런 선택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지원을 했을 테다. 무얼 하든 지드래곤이 가진 브랜드 파워로 차트를 섭렵한다. 언론을 토대로 여론을 제 중심으로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예상하고, 영리하게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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