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미투 본질을 흐렸다’며 피해를 주장하던 곽도원과 그의 소속사 대표 임사라 변호사가 돌연 침묵하고 있다. 녹취록까지 공개하겠다며 당당하게 피해 사실을 입증하고자 했던 두 사람이, 이 녹취록 공개로 사건의 새 국면을 맞았기 때문. 과연 두 사람의 입장엔 변화가 생긴 것일까.
곽도원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의 임사라 대표는 곽도원이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 고소인단에 이름을 올린 연희단거리패 후배 4명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을 ‘꽃뱀’ 등으로 표현하며 논란을 키웠다.
임사라 대표는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 고소인단 측에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보냈다고도 주장했다. 반응이 없을 경우 전문을 모두 공개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은 “금전 요구는 전혀 없었다”며 임사라 대표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오히려 임사라 대표가 자신들을 꽃뱀, 협박범으로 몰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곽도원 사건의 핵심 키는 녹취록 파일 공개 여부였다. 누가 미투의 본질을 망치고 있는지는 이 녹취파일이 공개된 이후에나 말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곽도원은 한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지난 28일 임사라 변호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신의 SNS에 직접 글을 게재했다. 자신을 협박한 후배 4명을 용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라면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과 임사라 대표를 비난한 박훈 변호사에게 1억 배팅을 제안하기도 했다.
끝날 줄 모르던 논쟁은 이튿날 새 국면을 맞았다. 이윤택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임사라 변호사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다고 밝힌 것.
공대위에 따르면 임사라 대표가 일방적으로 보내온 녹취록은 전체가 아닌 일부 파일이었고, 협박, 금품 요구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임사라 대표는 자신이 처음 폭로한 글 일부를 수정했다. ‘꽃뱀’이라 언급한 부분은 삭제했고, ‘안타깝게도 촉이 왔다’는 부분 역시 ‘안타까웠다’로 수정했다. 곽도원 역시 돌연 자신의 입장문을 삭제했다.
피해를 호소하며 당당하게 꺼내든 녹취록 카드가 오히려 자충수가 되어 돌아온 상황. 과연 곽도원과 임사라 대표가 어떤 입장 표명을 할지, 이 사건은 미투 사건과 별개로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곽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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