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아버지들의 싸움 사이에 사랑을 잃어버린 이 남자, 사랑을 지키려고 했던 살인은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아버지마저 잃었다. 벼랑 끝에 몰린 악인 권율이 불쌍해지기까지 했다.
2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박경수 극본, 이명우 연출) 9회에서는 4년 동안 연인이었던 최수연(박세영)과 서로를 살인범으로 지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강정일(권율)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미 강정일이 김성식 기자를 살해했다는 최수연의 증언 영상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상황. 강정일은 반대 증언을 해 줄 백상구를 포섭하기 위한 거래를 시작했다. 이에 강정일은 신영주(이보영) 이동준(이상윤)보다 먼저 백상구(김뢰하)를 데려가 자신이 살인자로 몰릴 상황을 모면하려 애썼다.
사실 강정일이 살인을 저지른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여자 최수연을 지키고자 했던 것. 하지만 결국 강정일은 연인을 잃었고 10년 동안 일했던 직장 태백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던 아버지 강유택(김홍파)이 최일환(김갑수)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제 손에 쥐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황.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였던 강정일은 진퇴양난에 놓여버린 왕자가 됐다. 심지어 그의 곁에는 이제 칼을 겨눌 적들만 남았다.
지금까지 강정일은 ‘귓속말’을 ‘뒤통수 드라마’로 만드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해왔다. 신영주 이동준이 시원한 한 방을 준비할 때마다 그들의 기를 꺾었고, 또 다른 한 방을 휘두르며 시청자의 기를 막히게 만들었다. 너무나 악랄했지만, 그랬기에 응원하는 시청자도 있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의 강정일은 손과 발까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 다행이라면 똑똑한 머리만은 남았다는 것. 그는 이 막막한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말간 얼굴에 악의 기운을 잔뜩 얹고 강정일 자체가 된 권율은 강정일의 곤란한 상황을 또 어떻게 그려낼까. ‘귓속말’ 10회를 기다리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한편 ‘귓속말’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SBS ‘귓속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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