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25년 만에 찾아온 김생민의 전성기 말이다. 10년 전 스태프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며 7개월 만에 마무리된 김생민의 제 1의 전성기. 자업자득이다.
김생민은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특출나게 웃기지도, 특별한 끼가 느껴지지도 않았던 평범한 개그맨 김생민. 그 대신 메인 MC, 개그맨이 아닌 리포터라는 자리를 찾아 묵묵히 달려왔다.
스스로 빛나기보단 주변에서 늘 누군가를 빛내주던 김생민. 열심히 달려온 노력의 보상이었을까. 지난해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다.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꼽힌 김생민. 자신의 장기인 ‘절약’을 방송 콘셉트에 녹여 신선한 이슈를 만들어냈고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전성기는 뜨거웠지만 김생민은 침착했다. 흔들리지 않고 더 절제, 자제를 유지했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대중에게 호감으로 다가왔다. 근면 성실, 바른 생활의 아이콘 김생민. 보기 드문 겸손의 모습이 대중의 마음을 더 끌어당겼다.
하지만 김생민에게도 치명적인 과거가 있었다. 10년 전 방송 스태프를 성추행 한 것이다.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당시. 그 탓에 그때 잘못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평소 대중에게 모범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김생민이기에 충격과 배신감은 더 컸다. “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분을 직접 만나 뵙고 과거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 드렸습니다”라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분노와 질타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김생민은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했다. 김생민의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은 방송 중단까지 이르렀다. 이번 문제는 김생민 만의 일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떠난 김생민. 그 뒷수습을 하는 것은 남아있는 방송 관계자들의 몫이다.
25년 만에 찾아온 전성기를 한 순간에 떠나보낸 것은 물론, 방송에 민폐까지 끼친 김생민. 꿈처럼 찾아왔던 전성기가 신기루처럼 한 순간에 사라졌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김생민(TV리포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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