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름다운 이별은 없나보다. 끝까지 지켜보려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분명 노력은 했을 텐데, 빛을 발하지 못했다. 위기를 겨우 넘었나 싶었는데,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세상에 영원한 것도 없을 테니, 티아라의 분열도 어쩔 수 없다.
티아라는 오는 6월 마지막 완전체 앨범을 선언했다. 멤버 여섯 모두 동의했다. 앨범을 내고, 방송 출연을 하고, 공연까지 하는 순조로운 계획이었다. 물론 이후 활동의 가능성을 열려있었다. 일단 멤버들의 개별 활동과 추후 논의를 통해 진행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유종의 미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멤버 소연과 보람이 잡혀 있던 계획을 틀었다. 일단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부터 방향을 틀었다. 멤버 은정, 효민, 지연, 큐리가 오는 12월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소연과 보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각할 시간을 더 달라”는 이유로 계약을 자꾸만 미뤘다.
회사가 한 발 물러섰다. 이미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멤버들까지 나섰다. 소연과 보람을 설득했다. 소연과 보람은 좀처럼 생각을 꺼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멤버들에게 이해를 요구했다. 그 결과 ‘한 달 연장’이라는 대안으로 소연과 보람을 달랬다.
합의는 잘 됐다. 그렇게 6인조 티아라는 마지막 완전체 앨범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멤버 효민이 공동 작업을 통해 티아라의 9년을 되짚는 자작곡을 만들었다. 이미 녹음을 마친 곡도 있었다. 물론 소연과 보람의 목소리로 담겼다. 팬들에 의해 마지막 공연은 팬미팅으로 준비되고 있었다. 소속사 측은 티아라 멤버들에게 선물하고자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보였다. 적어도 지난 4월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5월 들어서 상황이 뒤짚었다. 멤버 소연과 보람이 전혀 다른 입장을 꺼냈다. 티아라의 마지막 완전체 앨범에 합의했던 소연과 보람이 아니었다. 결국 5월 7일, 앨범 발매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그룹을 이탈한다.
보람과 소연은 2017년 5월 15일 자로 MBK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된다.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은 없다. 이는 곧 티아라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마지막 앨범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던 중 보람, 소연과 원만한 합의에 도출하지 못했다”는 게 MBK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을 수 있는 예의 있는 공식입장.
사실 티아라가 분열된 내막은 따로 있다. 하지만 “9년간 함께 해준 보람, 소연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겠다”는 티아라 소속사로는 더 이상의 속내를 털어낼 수 없다. 그저 준비되고 있던 티아라의 마지막을 엎은 보람과 소연에게 아쉬움을 내비칠 수 있는 게 현재로써는 전부다.
두 멤버의 이탈로 티아라는 바빠졌다. 일단 4인조가 된 만큼 공백이 크다. 이미 녹음을 마친 곡은 다시 작업해야 한다. 팬미팅 준비도 멈췄다. 전체적으로 재정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리얼리티 촬영. 여섯 멤버의 마지막을 예쁘게 담으려던, 지난 9년의 추억을 회상하려던 의도가 완전히 엇나갔다.
사실 2017년은 티아라의 도약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2012년 7월 멤버 류화영의 도발로 티아라는 왕따사건의 가해자로 내몰렸다. 국내 최정상 그룹의 몰락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더 이상 티아라를 원하는 대중이 없었다. 팬덤도 무너졌다. 왕성했던 일본 활동도 멈췄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중국에서 러브콜을 받은 티아라는 회생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2017년 2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5년 전 사건이 소환됐다. 티아라를 추락시켰던 류화영에게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새로운 진실이 밝혀졌다. 티아라가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멤버들에게 여전히 상처로 남은 그날들은 다시 티아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흔적이 됐다.
그런 와중에 티아라는 마지막을 준비했다. 멤버 분열이었다. 그렇다고 멤버 사이 갈등을 빚은 것도 아니다. 소연과 보람의 일방적 이탈이 화근이 됐다. 연예 활동에 의지가 없는지 소연과 보람은 그토록 애착하던 티아라를 떠난다. 혹시 왕따사건으로 너무 지쳤던 걸까, 다시 1위 가수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조차 버린 걸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티아라의 분열은 아쉽다. 그리고 안타깝다. 티아라의 9년을 곱씹으며 자축하고, 원년멤버 여섯이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조차 깨졌기 때문. 9년 이상을 함께 한 멤버들과 스태프, 팬들과 반목하며 헤어져야만 했을까. 소연과 보람에게 묻고 싶다. 그룹 티아라 완전체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꼭 그렇게 다 무너뜨려야만 속이 후련했는지.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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