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일단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상을 탔다. 그래서 대단하단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전히 놀라울 뿐이다. 언제 그렇게 유명해진 걸까.
이런 반응들이 여전히 나온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팬덤이 아니라면,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그저 신기할 수 있겠다. 왜냐, 방탄소년단은 대대적으로 소문내고 자란 아이돌이 아니니까.
방탄소년단이 2017년 6월 10일로 데뷔 4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오늘(13일) ‘2017 방탄소년단 홈파티(2017 BTS HOME PARTY)’를 연다. 팬들과 함께 데뷔를 자축한다. 이 자리에서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방탄소년단은 아이돌 그룹의 바람직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직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대형 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기에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야 했다. 그렇게 음악프로그램 1위, 차트올킬, 가요 시상식 대상, 월드투어, 미국 빌보드 수상까지 해냈다. 앞뒤 순서의 변동이 없었다. 여건상 만들어낼 수도 없었다.
이건 누구나 따라하고 싶은 성공이다. 얼핏 보면 따라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성공이다. 흔히들 방탄소년단은 쉽게, 혹은 갑자기 지금 위치에 올랐다고 판단했다. 방탄소년단은 틀면 나오는 식의 방송 출연도 아니었으니까, 운이 좋아서 느닷없이 터졌다고 볼 수도 있다. 방탄소년단 수준의 퍼포먼스, 스토리텔링이 담긴 앨범, 셀프 프로듀싱, 저마다 다른 개성의 멤버 등은 요즘 여느 K팝 아이돌에도 다 있는 거니까. 충분히 그렇게 착각할 수는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꾸준했다. 팬덤 확장을 위해 소통에 집중했다. 아니 사활을 걸었다. 내 나라, 다른 나라와 구분 짓지도 않았다. SNS(트위터)는 방탄소년단의 확실한 채널이었고, 소통 창구였다. 음악을 알렸고, 무대를 소개했으며, 멤버들을 보여줬다. 한정된 방송이 아닌, 한계 없는 공간에서 마음껏 방탄소년단을 노출시켰다. 그걸 아는 대중은, 심지어 업계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물론 다른 아이돌도 SNS로 팬들과 교감한다. 누군가는 의무적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애교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을 달랐다.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팬들과 공유하고 싶은 걸 정확히 알았다.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팬들의 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었던 거다.
빌보드 수상이 이를 입증했다. 지난 5월 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당당히 방탄소년단이 섰다.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것. 이 상은 SNS를 기반으로 온라인상에서 주목받은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저스틴 비버도, 아리아나 그란데도, 셀러나 고메즈도 방탄소년단에게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기록상으로도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부터 빌보드차트 내 ‘소셜 50’ 부문에서 19번의 1위를 차지했다.
그렇게 방탄소년단 안에서 팬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음원과 음반 수요가 함께 상승했다. 2015년 5월 5일 생애 첫 1위를 차지했다. 이후 타이틀곡마다 1위 트로피는 계속 쌓였다. 2016년에는 대상가수까지 올랐다. 가장 앨범을 많이 팔고,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주인공이 됐다.
동시에 미국 빌보드 차트까지 섭렵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4개 앨범이 연속으로 메인차트에 진입했고, 그 순위도 계속 올랐다. ‘화양연화 pt.2’ 171위(2015년 12월), ‘화양연화 영 포에버(Young Forever)’ 107위(2016년 5월), ‘윙스(WINGS)’ 26위(2016년 10월),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 61위(2017년 2월)까지 찍었다.
방탄소년단은 여느 아이돌과 비교해 개별 활동이 많지 않았다. 랩몬스터의 예능, 뷔의 연기 정도에 그친다. 완전체가 중심이다. 다양한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하지만 공연에 집중했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은 무대에서 발산된다는 걸, 팬들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 그게 곧 방탄소년단이 데뷔 4년 만에 일궈낸 쾌거의 이유가 되겠다.
그리고 하나 더, 방탄소년단은 과욕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맡겨진 캐릭터, 혹은 위치를 넘지 않았다. 여전히 인터뷰는 리더 랩몬스터가, 음악은 슈가가, 춤은 지민과 제이홉이, 센터는 뷔와 정국이, 든든한 맏형은 진이 맡는다. 인기를 얻었다고, 상을 탔다고 해서 다른 역할을 탐내지 않았다. 자신이 가능한 것만 맡아서 책임졌다. 대상가수가 됐어도 빙구 웃음을 짓는 멤버, 몸개그를 하는 멤버, 말주변이 없는 멤버는 그대로였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이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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