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이자, ‘괴물’, ‘변호인’을 잇는 송강호의 통상 세 번째 천만 영화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광주로 데려다준 서울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개봉 19일째인 오늘(20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번 작품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낳았다. 특히, 블랙리스트라는 무거운 공기로 문화계를 은연중에 탄압하던 박근혜 정권 당시 제작됐기에 걱정은 더욱 컸다.
아닌 게 아니라, 시나리오를 받고 단 며칠 내에 출연 여부를 결정하던 송강호에게도 ‘택시운전사’는 몇 날 밤을 지새우게 한 작품이었다. 그에게 이런 장고가 배우 인생에 딱 두 번 있었는데, ‘택시운전사’와 ‘변호인’이 그 주인공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다룬 ‘변호인’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제작자까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을 곁에서 지켜본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제안을 받고 “어이쿠야”싶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변호인’ 때도 한차례 겪었던 고민이다. 연극배우 시절부터 송강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 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이 명제가 강력하게 발동된 것이 ‘변호인’과 ‘택시운전사’였을 터.
“‘변호인’도, ‘택시운전사’도, 송강호라는 얼굴로 누를 끼치지 않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짓눌렀지만 그럼에도 ‘택시운전사’의 시나리오가 그의 가슴 한편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긴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했고, 그 결과 두 작품 모두 천만 관객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피하지 않고 소신으로 돌파한 값진 결과물이다. 물론 그의 경지를 넘어선 연기와 제작진의 진심이 담긴 연출 태도도 객석을 울리고 웃기는 데 한몫했다.. ‘택시운전사’를 통해 우리는 또 한 번 깨닫는다. 좋은 의도와, 좋은 연기와, 진심의 연출이 모이면 대중의 마음을 움켜쥘 수밖에 없다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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