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SBS가 또다시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매번 실수라고 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의구심을 품게한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플러스 ‘캐리돌 뉴스’의 ‘밤참 뉴스’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이미지가 등장했다. 방송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역대 한국 대통령들을 재조명했다. 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 최근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지에는 “지옥에 가라 미스터 노(Go To Hell Mr. Roh)”라고 적혀있었다. 이는 실제 타임지 표지가 아닌,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결국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제작진에게 책임을 묻는 반응이 모였다.
18일 ‘캐리돌 뉴스’ 측은 “어제(17일) 방송분 관련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는 사회 전반에 걸친 시사 풍자 예능으로서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많이 기울여야 함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였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해당 영상 클립의 서비스 중지와 내부 필터링 강화 및 주의를 약속했다.
‘캐리돌 뉴스’ 측의 사과에도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SBS에서 벌어진 ‘일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
우선 SBS 보도국의 간판 ‘8시 뉴스’에서는 여러 차례 일베 논란을 일으켰다. 2013년 8월에는 일본 수산물 검사 관련 기사에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일베 이미지, 9월에는 일베에서 사용하는 연세대학교 로고가 나왔다. 2015년 5월에는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한 이미지를 ‘묻지 마 관광’ 관련 뉴스에, 같은 해 7월에는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실명제 합헌 결정에 대한 보도 중 일베 합성 문양을 썼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일베 이미지를 사용했다. SBS ‘런닝맨’에서는 두 번이나 문제가 됐다. 2014년 4월 방송분에서 일베에서 합성한 고려대학교 마크, 지난해 9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 한 ‘개운지’라는 단어를 자막에 삽입했다.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영화 ‘암살’ 포스터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조선 시대 화가 신윤복의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등장했다.
‘캐리돌 뉴스’의 경우는 SBS 계열사 SBS플러스 프로그램이다. 또 다른 자회사 SBS CNBC ‘오진석의 뉴스터치’에는 2015년 12월 방송분에서 일베 캐릭터 ‘베충이’가 나타났다.
그때마다 SBS 측은 “죄송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사과했지만, 그뿐이었다. 똑같은 상황은 발생했고, 그때마다 똑같은 사과를 반복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 했다. 이는 실수를 거울삼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의미가 내포됐다. 그러나 몇 년째 반복되는 실수, 실체 없는 재발방지 약속은 결국 시청자를 등 돌리게 할 뿐이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플러스 ‘캐리돌뉴스’ 화면 캡처, 지난 S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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