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결별은 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누구나 의심할 수 있게 했다. 이건 누가 봐도 작정했다. 공개연인의 이름을 신곡 제목에 넣었다. 그러니 결별을 예상할 수밖에. 노래를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노림수였던 걸까.
가수 거미가 22일 정오 신곡 ‘남자의 정석’을 발표했다. 이 곡은 거미가 9년 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에 수록된다. 선공개 형식으로 거미의 정규 앨범 발매를 적극 알리고자 했다. 그래서 관심이 필요했다. 신선한 반응을 얻고 싶었을 테니.
그렇게 거미는 ‘남자의 정석’을 가장 먼저 내놓았다. 리쌍 출신 길이 프로듀싱했고, 보이비가 가사를 썼다. 기존 거미가 불렀던 애절함이 묻어나는 격정적인 사운드에 서정적인 가사의 곡이 아니었다. 리듬파워 보이비의 가사로 ‘남자의 정석’은 힙합 느낌이 물씬 풍겼다.
남자들의 허세 넘치는 행동에 여자가 돌직구를 날리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조인성, 장동건, 임재범, 임창정, 버즈 등이 등장해 현실적 비교를 시도했다.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를 모르는 남자를 비꼬고 있다. 노래 제목이 ‘남자의 정석’으로 붙여진 것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거미 측은 “노래 제목을 고심하던 중 노래 가사 일부로 정했다”며 제목 ‘남자의 정석’에 대해 설명했다. 노래 중반 “난 알아 남자의 멋과 정석인 나의 작업”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가사를 비교해보면, 제목 ‘남자의 정석’과 연관성이 밀접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거미의 실제 남자친구로 알려진 배우 조정석이 오버랩될 뿐이다. 이 때문에 ‘남자의 정석’을 접한 이들은 거미의 결별을 유추하게 만든다. 결코 과장된 해석이 아니다.
하지만 거미 측은 “여전히 거미와 조정석이 잘 만나고 있다. 결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거미의 조정석은 사랑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그런 사실을 밝혔다. 그런 가운데 거미는 남자의 단점을 지적하는 노래 ‘남자의 정석’을 발표했다. 남자친구의 이름까지 삽입해서. 그 덕에 노래가 한 번 더 관심을 받게 됐다. 그렇다고 차트 성적이 월등하게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남자의 정석’을 단 한 명이라도 더, 단 한 번이라도 더 들었다면 성공한 셈이다. 남자친구 이름 ‘정석’을 활용해 ‘거미’의 컴백을 소문냈다면, 결별 오해쯤이야. 분명 지금의 반응을 모두 예상하고 ‘남자의 정석’을 만들었을 테니.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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