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여행 예능’이 진화했다. 낯선 풍경을 앞세우는 단순한 관광에는 만족할 수 없게 됐다. 관찰자의 시점은, 역사적 배경으로까지 옮겨갔다.
요즘 가장 ‘핫’한 여행 프로그램이라면,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그리고 JTBC ‘뭉쳐야 뜬다’를 떠올릴 것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경우, 독일 편이 초대박 히트를 기록했다. MBC 에브리원 역대 최고 시청률을 남겼을 정도. 독일 친구들의 ‘열정’ 덕분에 가능했다.
독일 친구들의 여행 스타일은 우리에게는 생소했다. DMZ, 서대문형문소 등을 찾아가는 등 지적인 호기심과, 관광지에 대한 심도 있는 관심이 돋보였다.
음식조차도 허투루 먹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밥그릇을 들고 먹으면 실례냐. 매번 다른 거냐”고 묻는 등, 타국의 문화를 중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우리에게 뭉클함과 반성을 동시에 안기기에 충분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문상돈 PD 역시 “사실 처음에는 독일편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진지한 역사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시청자도 궁금했을 부분 같다”고 높은 시청률과 관련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힐링’의 의미를 새로 쓴 셈이다. ‘뭉쳐야 뜬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처럼 출연진의 자발적인 의도는 아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역사적 지식을 강조하며 시청자의 눈과 귀를 쫑긋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스트리아 편’이 그랬다. 예술가의 도시 ‘빈’, 장소의 특수성일지도 모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역사적 배경을 중시한 것. 패키지 멤버들의 관심도 이례적이었다.
궁전을 찾은 윤종신은 “왕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런 곳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을까”라고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정형돈도 “마리 앙투아네트에 관한 이야기가 더 있냐”며 흥미로워했고, 모차르트의 무덤이 없다는 설명에는 모두들 흥미를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여행 프로그램의 범람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탄생시킨 셈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JTBC,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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