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레슬리, 발 없는 새 아비, 많은 명칭으로 기억되는 홍콩의 톱스타 고(故) 장국영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사망한 이후 매년 이날은 귀여운 거짓말로 웃음을 자아내는 만우절인 동시에, 그의 영화를 보며 청춘을 보낸 아시아 각국 팬들이 장국영을 추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도 장국영의 기일을 앞두고 많은 팬들이 그의 고향이자 활동 영역, 또 생을 마감한 곳인 홍콩으로 향한다. 14년이 지난 지금, 살아있었다면 환갑이 됐을 그는 영화 속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청춘을 추억하게 한다.
★ 맘보춤으로만 기억하기 아까운, ‘아비정전'(1990)
국내 개봉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과 ‘타락천사’ 같은 작품이 흥행한 뒤 한국 팬들 사이에서 재조명됐고, 장국영을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했다.
‘아비정전’은 작품 자체가 명장면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정착을 모르는 바람둥이 아비(장국영 분)가 수리진(장만옥 분)에게 ‘1분론’을 펼치는 장면은 영화의 대표적 여심 저격신이다.
“당신과 난 1분을 함께 했어, 당신은 이 1분을 기억하게 될 거야. 지금부터 우리는 1분의 친구야. 이게 사실이고, 당신은 부정할 수 없어.”
★ 한국의 추억, #초콜릿 #불꽃연기 #이소라
이렇게나 애절한 초콜릿 광고가 또 있을까. 장국영의 불꽃 연기가 돋보였던 ‘투ㅇ’ 초콜릿 CF는 한국과 장국영만이 가진 추억이다. 3부작으로 제작된 이 CF에서 장국영은 초콜릿과 쪽지를 남기고 떠난 여자를 찾아 빗속을 헤매는 애절한 연기로 여심을 흔들었다. 가수이기도 한 장국영은 이 광고의 주제곡도 직접 불렀다.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에도 출연했다. 1999년 영화 ‘성월동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장국영은 MC인 이소라와 ‘아비정전’의 맘보춤 장면을 재연했다. 영화 ‘풍월’의 삽입곡 ‘A Thousand Dreams Of You’를 불러 현장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 상처의 전염, 절망의 유작 ‘이도공간'(2002)
장국영의 명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쉽지만, 그의 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영화다. 장국영이 혼령에 시달리는 정신과 의사를 연기한 공포 스릴러 ‘이도공간’은 정신적 상처를 가진 환자를 만나 마음 깊은 곳에 숨겼던 아픔이 들춰져 괴로워하는 짐(장국영 분)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 영화에서 장국영은 우울, 슬픔, 공포, 아픔 등 감정을 표출한 장국영, 우수에 찬 눈빛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마지막까지 여심을 울렸다. 공교롭게도 장국영은 이 영화를 찍으며 우울증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사실이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차이나포토프레스(CFP) 특약, 영화 ‘아비정전’ ‘이도공간’, 투유,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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