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옥자는 애교 많고 사랑스럽다. 발바닥에 박힌 밤송이를 빼 달라 투정 부리고, 사고 치고 시무룩해 있다가도 잘 익은 홍시를 건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좋아한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이라면 ‘옥자’를 보고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넓적하고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개울가에 풍덩 빠지는 모습이나, 미자를 등 뒤에서 꼭 껴안으며 잠자는 순간, 납치된 와중에 미자의 목소리에 격렬하게 반응하며 울부짖는 목소리, 힘겹게 마주한 미자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마음이 동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옥자’는 동물을 식구로 볼 것인지, 식량으로 볼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살을 부대끼고 정을 나눈 동물을 어찌 먹을 수 있겠냐는 것. 미자를 연기한 안서현 역시 “옥자가 끌려가면서 경험하는 것을 옆에서 함께 느끼고 본 입장에서 앞으로는 고기를 가까이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그의 첫 사랑 영화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는 돌연변이 조작으로 태어난 옥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자매처럼 투닥이며 지낸다. 옥자와 미자의 교감에 관객들은 웃다가, 울다가, 가슴 아파한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 할리우드 톱스타가 총출동한 이 영화에서 가장 잔상이 진한 것은 바로 옥자다.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에도 옥자의 눈빛이 쉬이 잊히지 않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될 터. ‘옥자’는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도 함께 진행된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옥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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