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자신의 말을 안 들으면 듣게 만드는 상황을 만든다. 백종원의 고압적인 태도가 시청자의 반감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회기동 벽화마을 세번째 이야기가 방송됐다. 백종원은 시식단 체험으로 솔루션을 제시했다.
먼저, 피자집. 백종원은 메뉴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축소를 제안했다. 피자만 전문으로 해도 좋겠다고 했다. 이에 피자집 사장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단골 손님도 있기 때문에 피자만 팔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백종원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알겠다고 했다. 대신, 3개월 뒤 상황을 시험해보자고 했다. 손님이 몰려오는 상황 체험을 위해 시식단을 투입한 것. 시식단은 경희대학생 총 15명. 그들은 메뉴 25가지를 시켰다.
피자집 사장은 피자부터 만들어서 냈다. 시식단 학생들은 맛있다고 호평하며 피자를 먹었다. 이후 파스타는 오랜 시간이 걸려 나왔다. 학생들은 ‘소스와 면이 어우러지지 않았다’ 등의 혹평을 했다. 먹는둥 마는 둥 하더니 남기기까지 했다.
피자집 사장은 파스타를 밀고 가기에는 무리라고 느꼈다. 이에 백종원에게 메뉴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하며, ‘장기전’으로 잘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컵밥집도 지난주 예고대로 시식단 실험을 했다. 먼저, 20명의 시식단에게 5천원을 줬을 때, 얼마나 많은 인원이 컵밥집으로 갈지 지켜봤다. 단 3명만 컵밥집을 선택했다.
이후, 맛 평가가 이루어졌다. 직화 제육 덮밥을 먹은 학생들은 처음에는 ‘불맛이 난다’면서 호평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곧 학생들은 ‘너무 기름지다’, ‘국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3900원이면 안 먹겠다. 학식이 낫다’고 평했다.
컵밥집 시식단 역시 백종원의 생각과 통했다. 백종원은 “가성비 경쟁력이 없다는 소리”라고 시식단의 의견을 정리했다. 이어 백종원은 학생식당과의 비교는 무리라면서, 일반 식당으로서의 만족감을 줘야한다고 했다. 다시 메뉴 정리를 하라고 했다.
놀랍게도 피자집, 컵밥집 시식단은 모두 백종원과 생각이 통했다. 심지어 백종원이 말한 것과 똑같이 말했다. 기계적으로 말하는 학생들은 멘트를 시켰다는 의혹까지 불러왔다.
‘골목식당’의 패턴은 항상 같다. 백종원은 시식단을 통해 사장에게 부족한 면을 알게 하고, 사장은 반성한다. 그리고 백종원의 솔루션을 믿고 따르게 한다. 이후 장사가 잘 되고 호평이 가득하면, 백종원은 신이 되는 것이다.
백종원의 솔루션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조언은 옳다. 하지만 그는 사장의 의견이 어떻든지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인다. 결국 백종원이 말하는대로 된다. 처음에는 백종원의 뜻대로 되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과정에서 패턴이 읽히고, 이제 시청자는 피로감을 느낀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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