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고의성이 없었다” 세월호 참사 희화화 논란에 휩싸인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 조사 결과다.
‘전참시’ 측은 지난 5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하하는 듯한 장면을 내보냈다가 전 국민적인 뭇매를 맞았다. 이 사태는 지난 9일 수면 위로 드러났고, 최승호 사장이 직접 사과할 정도로 MBC 내에서도 최악의 사고로 꼽히고 있다. ‘전참시’는 2주 결방 소식을 알렸고, 긴급조사위원회도 꾸렸다.
오세범 변호사를 진상조사 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밖에도 조능희 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오동운 위원(홍보심의국 부장), 이종혁(편성국 부장)까지 사내 인사 5명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늘(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조사 결과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결론은 고의성은 없었으며, 관련 책임자들의 부주의는 인정하겠다는 것.
홍보심의국 오동운 부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동운 부장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 조연출이 관여했다. 조연출이 FD에게 자료를 요청했고, FD는 10건의 자료를 조연출에게 전달했다. 이 가운데 2건이 세월호 관련 뉴스였다.
오동운 부장은 “조연출은 총 3컷으로 영상을 구성했다. 이영자의 에피소드에 몰입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서 뉴스 속보로 만들려고 고민했다. 총 3컷 중 첫 번째 컷은 세월호 관련 뉴스인 줄 몰랐고, 세 번째 컷은 세월호 관련 뉴스인 줄 알았지만, 흐림 처리를 한다면 세월호 언급이 없어서 괜찮지 않을까 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연출과 FD, 컴퓨터 그래픽을 담당한 미술부 직원 세 사람이 이 사태에 관여돼 있다는 것. FD와 미술부 직원은 해당 영상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고 조연출의 요청에 의해 수행한 업무이기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어묵 장면에 대해서는 “조롱의 의도인줄 몰랐다”고 조연출이 증언했다고 한다.
조능희 본부장에 의하면, 조연출은 물론 시사회에 참석했음에도 부주의하게 넘어간 연출자와 부장, 본부장 등에 대한 징계를 요청한 상황. 방송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것.
이에 대해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측은 “세월호 참사 당시 비상식적-비윤리적 취재와 오보로 인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였던 것과 같은 사건”이라고 안타까움을 비쳤다.
그러면서 “‘제작진 일베설’ 등 고의성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수용한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었다고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참시’ 파장은, 고의는 없었지만, 부주의했던 사건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게 끝이어서는 안 된다.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사태인 만큼, 재발 방지는 당연하고, 이제는 관련자들이 책임을 질 시간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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