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미투 가해자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미투 운동에 대해 대중의 설전이 뜨겁다.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일삼은 사실이 폭로됐다. 더불어, 일이나 사석에서 만난 여성들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10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 조민기는 오는 12일 충북대학교에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를 3일 앞두고 조민기는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우로서 인정받던 그는 심리적 압박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조민기의 사망을 두고 ‘마녀사냥’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인터넷에 올라온 폭로의 글만 믿고, 경찰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민기를 매도했다는 의견인 것. 배우 유아인도 SNS에 마녀 사냥 동영상을 게재,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투 운동이 지속되면서 변질된 폭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조민기는 잘잘못을 밝히지 않고 극단적 죽음을 선택했다. 미투 운동에 대한 우려의 분위기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조민기의 행동이 ‘비겁하다’는 질책도 만만치 않다. 그의 죽음이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세상을 떠난 조민기는 어렵게 용기낸 피해자들에게 마음의 짐을 주면서, 그들을 또 다른 가해자로 만들었다. 피해자들이 조민기에게 원한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속죄였다. 조민기는 반대로 또다른 상처를 준 셈이다.
그러한 가운데, 그가 죽기 전 쓴 손편지는 그런 대중을 더욱 분노케 했다. 조민기는 자신이 엄격한 교수였다면서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립니다.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변명에 가까운 그의 마지막 편지는 실망감을 안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민기는 온전한 애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조민기는 SBS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가족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가족들은 큰 슬픔에 잠겨 있다고 전해진다. 조민기가 남긴 몫이 무겁다.
한편,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소재 주거지 아파트 지하1층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건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후 5시 2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04호에 마련됐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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