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예쁜 척 하는 레드카펫, 포토월은 가라”
개그우먼 장도연의 ‘하이패션 포즈’가 세계로 통했다. 공식석상에 오를 때 마다 코믹한 포즈로 충만한 똘기를 보여주던 그를 글로벌 네티즌도 알아봤다.
세계 각국의 네티즌이 팔로우한 SNS ‘9gag’은 ‘제53회 백상예술대상 포토월 행사’에 참석한 장도연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게슴츠레 눈을 뜨고 허리를 90도로 숙이거나, 어깨를 앞으로 내놓는 코믹한 포즈가 웃음을 자아낸다.
몸매가 드러나는 핑크빛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등장한 장도연은 마치 한국의 여배우처럼 보인다. 이도 잠시, 급격히 어깨를 구부린 채 허리에 손을 올리는 독특한 포즈로 반전을 선사하는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다.
이 동영상은 최근 8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해당 계정은 4천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영향력 큰 SNS다. 특히 이 영상을 미국 인기 영화배우 쉐일린우들리가 먼저 SNS에 올리면서 해당 페이지에 공유됐다.
한국의 네티즌에게 장도연의 ‘하이패션 포즈’는 친숙하다. 하이패션은 애초 ‘유행이 되기 이전에 먼저 디자인된 스타일’을 말하는 패션 용어지만 장도연을 따라다니는 이 타이틀은 다르게 해석된다. 코믹한 포즈를 뜻하는 것.
장도연은 포토월에 설 때 마다 취재진이 예상치 못하는 포즈를 선사해왔다. 그 곳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레드카펫이든, 협찬을 받은 포토월 무대든 개의치 않고 코믹한 포즈를 취한다. 벽에 기어 오르는 듯한 포즈를 보여주거나, 몸을 90도로 구부린 채 취재진을 바라보는 등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해왔다. 과연 다음 공식석상에서는 어떤 포즈를 보여줄지 궁금할 정도다.
올해로 11년 차인 장도연은 특별한 유행어가 없는 개그우먼이다. 그는 한 방송에서 “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을 잘 안다”며 “굵고 짧은 것보다 얇고 길게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자신의 애매함이 많은 코너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원동력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민이 없을 리 없다. 장도연은 좌절하는 대신 탈출구를 찾았다. 예쁜 개그우먼이 넘치는 요즘, 이들 역시 레드카펫에 오르면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장도연은 이 공간을 개그를 보여주는 것으로 승화했다. 하이패션 포즈는 존재를 어필하고 싶은 장도연의 바람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물론 세계로 통했다는 건 과장 섞인 표현이다. 우연한 해프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800만뷰 돌파는 뜻 깊다. 세계 네티즌의 눈을 잡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장도연의 준비된 똘기가 통했다는 것이고,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 온다는 점이다. 월드스타가 된 싸이 역시 자신이 B급 코드가 강한 ‘강남스타일’로 뜰 줄은 상상 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한국에서 쌓은 내공과 개성이 빛을 발한 것이지, 우연이 발생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11년째 한결같은 노력을 보여주는 장도연을 응원한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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