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이런 걸 천운이라고 하는 거겠지. 알아봐주는 이가 극히 적었던, 아니 외면받았던 그들에게 기회가 찾아왔으니. 한 번쯤 마음껏 누려도 되겠지. 적어도 지금은.
그룹 뉴이스트가 2017년으로 운명이 달라졌다. 2012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부지런히 활동했다. 하지만 양쪽 어디서도 뜨겁지 못했다. 달아 오를만 하면, 식었고 금세 잦아들었다.
다섯 멤버에게 돌파구가 필요했다. 데뷔 전속 계약 기간 만료가 머지 않았던 뉴이스트. 내부적 논의 끝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뉴이스트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했다.
멤버들은 아직 데뷔도 해보지 않은 연습생들과 경쟁했다. 그야말로 초짜들이 넘쳤다. 뉴이스트가 그들에 비해 훨씬 많은 경험이 있고 위치에 올랐으니, 비겁하다는 여론이 모였다. 그만큼 가진 게 많은 뉴이스트에게는 리스크도 컸다. 일단 자존심에 큰 흠집이 생겼고, 의식해야 하는 시선도 많았다.
다섯 멤버 중 아론은 재도전에 동참하지 않았다. 다리 부상이 이유였다. 다른 멤버 넷은 자신을 위해, 그룹을 위해, 더 크게는 믿고 기다려 주는 이들을 위해 출전했다. 그리고 인생역전을 이뤄냈다.
네 멤버는 두루두루 주목받았다. 멤버 김종현(뉴이스트 활동명 JR)이 압도적이었지만, 강동호(활동명 백호), 최민기(활동명 렌), 황민현(활동명 민현)이 모두 파이널까지 생존했다. 황민현은 최종 멤버로 발탁되면서, 그룹 워너원 멤버가 됐다. 고정픽으로 불렸던 김종현은 탈락이었다. 이건 뉴이스트에게 어마어마한 행운이었다.
‘프로듀스101 시즌2’로 확보한 팬덤을 고스란히 뉴이스트로 데려왔다. 특히 김종현을 향한 폭발적인 서포트는 유닛그룹 뉴이스트 W의 론칭을 가능케 했다. 만약 김종현이 워너원 멤버로 선정됐다면, 뉴이스트에는 결코 좋은 결과만은 아니었을 테니.
그렇게 뉴이스트는 ‘프로듀스101 시즌2’으로 얻은 최대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워너원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면, 뉴이스트는 기사회생하게 됐다. 워너원은 작정하고 기획된 프로젝트지만, 뉴이스트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던 재발견이다.
2013년 발표한 곡 ‘여보세요’가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고, 유닛으로 내놓은 곡 ‘있다면’은 데뷔 후 첫 차트 1위곡으로 올라섰다. 워너원이 된 황민현은 별개로 선전하고 있다.
뉴이스트 W(wait)는 황민현을 기다린다는 뜻을 담고 출발했다. 지난 7월 싱글 ‘있다면’에 이어 오는 10월 새 앨범 ‘더블유, 히어(W, HERE)’를 내놓는다. ‘있다면’이 워밍업이었다면, ‘더블유, 히어(W, HERE)’는 본게임이다. 데뷔 6년차의 뉴이스트는 타이틀곡 ‘웨어 유 엣(WHERE YOU AT)’을 필두로 멤버들의 솔로곡까지 장착하고 나섰다.
뉴이스트는 데뷔 당시부터 외모로도, 기획력으로 부족하지 않았다. 활동 내역을 살펴봐도 게으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단 한 차례도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오는 10월 10일, 뉴이스트는 완전체 대신 유닛으로 가요시장에 뛰어든다. 분위기는 제대로 타고 올랐다. 이 기세라면, 뉴이스트는 황민현이 속한 워너원과 선의의 맞짱을 뜰 수도 있다. 짜릿하겠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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