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다시 뜨겁다. 8년 전 박봄 마약 사건이 재조명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석연치 않은 부분은 분명 있다. 달라진 건 하나. 그때는 박봄을 감싸고 있는 YG가 있었다면, 지금은 박봄을 위해 YG가 대신 입을 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박봄과 YG는 남남이니까.
2014년 6월 30일 그룹 투애니원 멤버 박봄이 마약류를 밀반입했다는 사실이 처음 폭로됐다. 사건 발생은 2010년 10월. 박봄이 암페타민(필로폰과 유사 성분의 마약류)을 받는 과정은 모두 부정적인 행위로 가득찼다. 작정하고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이유다.
일단 암페타민은 국내 수입이 금지된 약품이다. 그럼에도 미국 병원에서 박봄의 어머니가 대리처방을 받았다. 그리고 젤리류로 둔갑시켜 한국 인천 소재의 박봄의 외할머니집으로 보냈다. 그렇게 2010년 박봄에게 82정의 암페타민이 배달됐다. 그리고 일주일 후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78정만 남아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사건보도 10시간이 지나 장문의 호소문을 내놓았다. ‘바보 같은 친동생’이라고 박봄을 부르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박봄의 성장과정을 고백했다. 다이어트약이라고 해명했다는 외할머니와 달리 우울증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외할머니도 몰랐던 손녀의 아픔을 양현석 대표는 대신 어루만져주고 싶었나보다.
여기까지 다 사실이라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이었다고 치자. 이쯤이야 얼마든지 눈감아 준다고 하면, 검찰이 내놓은 수사 결과는 눈을 더 크게 뜨고 볼 필요가 있겠다.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박봄의 마약 밀반입 사건은 ‘입건유예’로 마무리됐다. 이건 사건 접수조차 제대로 안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슷한 시기 암페타민 21정을 밀반입한 일반인은 일주일 안에 체포와 기소가 모두 이뤄졌다. 82정 받은 박봄은 2015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MAMA에도 투애니원 멤버로 올랐다. 그것도 아주 화려하게, 모두들 보란듯이.
2010년 박봄은 불법으로 마약을 반입했다. 2014년 박봄의 행적이 세상에 드러났다. 2018년 박봄의 사건은 여전히 의혹을 받고 있다. 다행이라면, 향정신성 마약류 밀반입의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 넘는다. 재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린시절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서든, 다이어트를 위해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서든 박봄에게는 절대적이었던 암페타민. 그런 박봄을 안타깝게 여기고, 상처 치유까지 대신해주고 싶었던 YG. 그렇다면 2018년에도 그 마음은 유효할까. 만약 박봄이 관련 수사를 다시 받는다면, 이번에도 박봄을 위해 선뜻 나서줄 수 있을까.
2016년 11월부로 박봄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동시에 투애니원도 해체됐다. 아무리 둘 사이 비즈니스가 끝났다고 해도, 양현석이 ‘친동생 같은’ 박봄을 이대로 내버려두진 않겠지. 2010년과 2014년을 함께 겪은 사이인데, 그럴리가.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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