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다. 울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팬들을 보며 참아야 했다. 애써 밝은 미소와 환한 손짓으로 걱정하는 팬들부터 먼저 다독였다. 이특이 짊어진 슈퍼주니어의 책임감은 그런 것이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이 열렸다. 4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모여 무대를 꾸몄다. 맏형 강타를 필두로 보아, 동방신기 유노윤호,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트랙스, 선데이, f(x) 루나, 헨리, 제이민, 이동우 등이 참여했다.
슈퍼주니어도 섰다. 하지만 고작 4인조였다. 13인조라는 위용을 뽐내던 슈퍼주니어는 11인조로 축소 확정됐다. 하지만 이날 슈퍼주니어는 네 명 뿐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댄스그룹 중 가장 규모가 작았다.
무대에 선 이특 예성 신동 희철은 댄서의 도움을 받아 11인조 외형을 갖췄다. 하지만 네 명에 의해 슈퍼주니어의 히트곡이 채워졌다. 보컬과 랩을 번갈아가며 동분서주했다. 멤버 강인과 성민의 활동 중단, 시원, 동해, 규현, 은혁, 려욱의 군 복무가 이유였다.
무대에 선 멤버들은 “슈퍼주니어가 이렇게 인사드리는 날도 있다.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복잡하다. 4인조로 무대에 서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저희가 가장 멤버수가 많은 그룹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오늘은 SM에서 가장 인원이 적은 댄스그룹이 됐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멤버들이 차례로 군복무하는 탓에 슈퍼주니어에는 공석이 있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내년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팬들의 보이콧에 부딪힌, 그래서 당분간 활동에서 빠져야 하는 성민과 음주운전으로 자숙 중인 강인 탓에 슈퍼주니어는 에너지를 잃었다.
그런 슈퍼주니어를 이끌고 있는 이특. 여느 아이돌그룹 리더가 쉽겠냐만은 이특에게는 유독 가혹한 일이 많이 생겼다. 그걸 감내하고 슈퍼주니어를 든든하게 지키는 이특이다.
이날 이특은 “제가 SM에 18년째 있었다. 오늘 같은 날도 있다. 그동안 이수만 선생님 이하 많은 분들이 많은 걸 포기하고 이렇게 슈퍼주니어를 지켜내주셨다. 그만큼 저희가 더 많은 걸 준비해야 한다. 그분들에게 많이 감사드린다. 오늘은 여러모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비가 내린다. 하늘도 울고 있나보다. 저도 울고 싶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니까 울지 않겠다”며 곁에서 울고 있는 예성을 다독였다.
그리고 다시 이특은 무대를 뛰어다녔다. 희철, 예성, 신동보다 이동거리는 훨씬 많았고, 팬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오는 10월 더 탄탄해져 돌아올 슈퍼주니어를 약속했다. 어느 때보다 더 밝게 미소지었지만, 그래서 더 힘겨워보이는 이특이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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