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류수영과 이유리의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7일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류수영과 이유리의 동거 사실이 가족들에게 들통났기 때문. 엄마는 딸을 때리기 시작했고, 폭풍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과거 연인 사이였던 정환(류수영)과 혜영(이유리)은 최근에서야 다시 인연이 닿았다. 여전히 감정이 남아있던 정환은 혜영에게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라 했고, 고민하던 혜영은 정환의 집에 찾아온 여후배를 보고 질투를 느껴 동거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동거를 결심한 큰 이유는 일이 바쁜 30대의 사랑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 약속 잡기도 힘들고 시간에 쫓기기 일쑤였다. 같이 밥을 해 먹고 TV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게 연애의 재미라 생각한 혜영은 동거를 제안하는 정환의 말에 동의했다. 혜영의 친구는 ‘그럴 바에 결혼을 해라’라고 하지만 결혼은 하기 싫은 게 둘의 마음. 독박 육아, 독박 가사, 대리 효도를 하고 싶지 않은 30대들의 현실이 씁쓸함을 낳았다.
결혼 보다 동거부터 한 커플은 최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도 그려졌다. 연애 10년 차 커플 갑돌(송재림)과 갑순(김소은)은 본격적인 결혼 이야기가 나올 무렵 위기에 봉착했다. 갑돌은 어머니가 아프다는 핑계로 결혼을 미뤄 갑순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갑순은 능력도 없고 직업도 없는 갑돌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졌다.
이에 두 사람은 동거를 선택했다. 결혼식도 안 하고 살면 남들이 뭐라 할지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동거는 하지만 그 안에 룰도 있었다. 법적 권리와 의무를 확실하게 해놓은 뒤 혼인한 부부처럼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도록 자신들만의 규칙을 정했다. 또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공증까지 받았다.
이처럼 드라마 속 동거 모습은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은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결혼과 출산을 미룬 이 시대 ‘삼포세대’를 반영하고 있다. 사랑 만으로는 살 수 없는 현실, 드라마인데도 뒷맛이 씁쓸한 게 사실이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KBS2,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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