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사적인 친분과 비즈니스 결과는 엄연히 별개다. 멤버들끼리 친하다고, 무조건 성공할 수 없다. 물론 친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가요 시장 자체가 패밀리십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까.
6일 베이비복스가 데뷔 20주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보도됐다. 멤버 다섯이 최근 만나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1997년 데뷔한 베이비복스는 당시 댄스 히트넘버를 여럿 보유할 만큼 왕성하게 활동했다. 중국에도 자주 오갔으며, 특히 몽골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한국 가수로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은 해체됐고, 이후 멤버 김이지, 심은진, 이희진, 간미연, 윤은혜는 개별 활동을 펼쳤다. 현재까지도 각기 다른 형태로 연예활동을 지속 중이다. 여느 그룹과 달리 멤버들끼리 사이도 원만하다고 전해진다. 그런 멤버들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건 낯선 소식.
콘서트는 단순히 친분만으로 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베이비복스 멤버들이 맛있는 식사를 먹고, 즐거운 수다는 나눌 수 있다. 하지만 2시간 넘는 무대를 채우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일단 멤버들이 무대를 오래 떠나 있었다. 한 두 곡을 부르는 방송 무대와 공연은 차원이 다르다. 이 흐름과 연결해 공연은 유료 티켓을 판매할 수 있는 팬덤이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대중과 돈을 주고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완전히 다른 개념. 하지만 베이비복스는 현재 유료 팬덤이 크지 않다. 물론 소규모 공연을 계획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
다섯 멤버는 모두 다른 회사와 계약한 상태다.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베이비복스가 무료 공연을 꿈꿀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다섯 멤버가 한 회사 안에 묶여 있을 때 성사될 수 있는 그림이다. 소규모든 무료든 공연을 연다면, 다섯 회사가 뜻을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상황은 멤버들 역시 인정했다. 멤버들의 각 소속사는 며칠 전 만남을 인정했다. 그러나 재결합 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20주년 공연 개최 자체를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그러니 최근 미팅은 멤버들끼리의 사적인 시간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현재로써 베이비복스의 재결합도, 20주년 기념 공연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이러다가도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다섯 목소리가 녹음된 신곡이 나올 수도 있고, 팬미팅 형식으로 오랜만에 팬들과 조우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베이비복스가 재결합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다. 그건 다섯 명의 회사와 다섯 멤버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앨범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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