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19억짜리 집은 어떨까. 뉴질랜드에 있다는데. 두 아들은 한국에서 부지런히 돈을 벌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마련했단다. 효심이 지극한 자식들 덕에 부모는 얼마나 뿌듯할까. 20년 전 이민가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겠지.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은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다. 당시 미성년자 래퍼였던 마이크로닷은 희소한 탓에 도끼와 함께 TV에 얼굴을 연이어 비출 수 있었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했지만, 제대로 주목받은 건 2017년. 대중적 호감을 얻으며 많은 돈을 벌기 시작했다.
마이크로닷은 친형 산체스(본명 신재민)과 다르게 예능프로그램에 익숙한 캐릭터가 됐다. 산체스 역시 래퍼로 음악작업에 집중했다. 앨범과 공연으로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해는 회사와 결별 후 독립할 만큼 제 이름값도 높였고. 그 만큼 여유가 생겼을 테지.
그런데 모든 생활에 급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지난 19일부터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를 둘러싼 여론부터 해결해야 한다. 20년 전 형제의 부모가 충북 제천 지역의 친척과 지인들에게 사기행각을 벌이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졌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20여억 원의 거액을 들고 야반도주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나올 만큼, 심각한 사건이었다고.
하지만 마이크로닷은 즉각 매니저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명예훼손”도 운운했다. “법적대응” 으름장까지 놓았다. 변호사를 통해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각종 제보가 남발했고, 사건직후 고발서류까지 등장했다. 결백을 주장하던 마이크로닷 측은 입을 닫았다. 평소 즐기던 SNS 업로드도 멈춘 상태. 변호사와 긴밀하고 긴급하게 논의하고 있나.
사건은 대한민국에 IMF 금융위기가 닥쳤던 시기와 맞물렸다. 1993년생 마이크로닷과 1986년생 산체스에게는 가물가물한 기억일 수 있겠다. 하지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분노했다. 게다가 형제는 이번 일을 모르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형제의 SNS를 찾았다. 그러나 형제는 그들을 차단했단다.
그러는 사이 형제는 한국에서 돈을 벌었다. 몇 년 사이 돈이 급히 모였는지, 19억 원짜리 집을 샀다. 마이크로닷은 뉴질랜드에서 축구선수도 하고, 수학영재도 되고, 래퍼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뉴질랜드의 생활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친척에게 사기당한 탓이었다. 이때만 해도 마이크로닷 가족은 분명 피해자였다.
1998년 마이크로닷 부모가 20억 원을 편취하고 찾았다고 알려진 뉴질랜드 땅. 2018년 마이크로닷 형제가 뉴질랜드에 구입했다는 19억짜리 집. 그 집에서 마냥 행복하게만 살 수 있으려나. Home Sweet Home.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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