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래퍼 산이가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나. 욕을 부지기수로 먹고 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흐름을 타고 제 목소리를 널리널리 퍼뜨리고 있다. 그것도 빠르게, 빠르게.
래퍼 산이가 도발했다. 때는 지난 2일, 장소는 브랜뉴뮤직의 파티 ‘브랜뉴이어 2018’. 소속 가수들이 다같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자축하는 자리였다. 그들의 팬들도 함께하는, 더없이 특별한 시간.
현재 브랜뉴뮤직 소속의 산이도 함께 했다. 자신의 무대를 할애 받았다. 하지만 그 순간, 예상 못한 상황이 발생됐다. 산이를 향한 야유가 터졌고, 산이는 이를 받아쳤다. 앞서 내놓은 곡 ‘페미니스트(Feminist)’로 날선 분위기가 현장에 옮겨졌기 때문.
산이는 무대를 내려갔다. 제 할당량이 끝났으니까. 급격히 패밀리콘서트는 어수선해졌고, 관객 사이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결국 브랜뉴뮤직을 이끄는 라이머가 무대에 올랐다.
“기분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브랜뉴뮤직 아티스트는 다 생각이 다르다. 각자 자신들의 생각, 신념, 소신이 있을 수 있다.”
대표 라이머의 사과는 심각해진 공연 분위기를 어떻게든 되살려보고자 택한 방법이었겠지. 산이와 별개로 자신의 믿고 따라 와주는 후배 가수들과 그들의 팬들을 위한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을 거고.
소속사 대표, 아니 형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을 한방에 보내버린 산이. 관련 이슈는 보도됐고, 사태가 심각해졌다. 이쯤 되면 산이도 브랜뉴뮤직 측에 미안해하지 않을까, 사과할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산이는 오히려 제 소신을 또렷하게 담은 ‘웅앵웅’을 발표했다. ‘페미니스트(Feminist)’때 처럼 신곡에 대한 반응은 쉽게 달아올랐다. 이 모든 것들을 예상하고 펼쳐낸 산이의 그림이었겠지만.
산이는 ‘페미니스트(Feminist)’도, ‘웅앵웅’도 브랜뉴뮤직과 별개로 내놓았다. 언제든 헤어질 수 있는 회사지만, 벌써부터 브랜뉴뮤직과 따로 행동했다. 사과도 없다. 그저 자신을 향한 비난에 집요하게 맞설 뿐.
그리고 4일 브랜뉴뮤직은 또 한 번 사과했다. 지난 2일 공연도중 산이의 돌발행동에 따른 책임이다. 이번에도 대표 라이머가 대신 고개를 숙였다.
“당사는 ‘BRANDNEW YEAR 2018’ 콘서트와 관련한 모든 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관객분들과 아티스트들을 포함한 이번 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이머는 알았을까.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산이가 자신과 함께해 이렇게 핫스타가 될 거란 걸. 라이머는 알았을까. 승승장구한 산이가 내는 목소리마다 이렇게 화제가 될 거란 걸. 라이머는 알았을까. 남혐 여혐 논란의 중심에 선 산이 때문에 본인이 연거푸 사과하게 될 거란 걸. 라이머가 생각한 힙합 스웩은 이런 게 아니었을 텐데.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브랜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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