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침묵이 능사는 아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의혹만 커져가고 있다. 배우 오달수 얘기다.
‘천만 요정’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오달수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문화계 전반에 미투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도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것.
발단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의 성폭력 기사에 달린 댓글이었다. 한 네티즌은 “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은 할 말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배우다. 1990년대 초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던 내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똑바로 쳐다보면서. 내게는 변태 성추행범일 뿐”이라고 폭로했다.
네티즌은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코믹 연기 조연 배우로 오달수를 지목했다. 처음엔 ‘카더라’였지만, 오달수 측의 묵묵부답 대응이 ‘카더라’에 힘을 실었다. 오달수 측은 실명 보도 이후에도 그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답답하긴 그의 차기작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영화 ‘이웃사촌’을 촬영하고 있고,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영화 ‘컨트롤’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제작진은 “우리도 오달수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달수는 지난 2016년 취재진에게 고개 숙여 진심을 밝힌 순간이 있다. 성희롱 논란과 함께 결별설이 불거진 배우 채국희와의 열애 보도 때문이었다.
당시 오달수는 ‘대배우’ 제작보고회에서 채국희 열애와 관련 질문이 나오자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관련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잘 만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는 게 오달수의 고백이었다.
코믹하고 친근한 연기로 사랑받았지만 공식석상, 인터뷰에서는 늘 조심스럽고 낯가림 심한 그였기에 취재진은 적잖이 놀랐다. 그의 진심이 느껴졌기에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채국희 관련 질문은 건네지 않았다.
공개 열애에는 고개까지 숙였던 그가 성추행 논란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당당히 나서 바로잡으면 되고, 사실이라면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
그의 연기에 울고 웃었던 대중의 배신감이 더욱 짙어지기 전, 피해자의 트라우마가 더 깊어지기 전에 그가 직접 나서야 할 때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