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망가진 얼굴로 태연하게 웃겼다. 그러더니 예상외 가창력을 뽐냈다. 노래 잘하는 개그맨이었다. 그대로 있기엔 재능이 아까웠다. 그래서 꿈을 키우고, 욕심을 부렸다. 가수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 영역을 계속 확장시켰다.
개그맨 신보라는 요즘 무대에 선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 여주인공 오영심으로 살고 있다. 벌써 세 번째 무대다. 2015-2016 공연에 처음 참여했던 신보라는 2016-2017에 이어 2018 버전까지 함께 하고 있다.
‘젊음의 행진’은 1980, 90년대 가요를 중심으로 제작, 쥬크박스 뮤지컬 형태를 띤다. 1987년생 신보라는 본인의 학창시절을 오영심에게 투영시킨 듯 무대 위에서 여유가 넘쳤다. 스토리와 뮤직이 결합된 극 안에서 신보라는 한껏 신나보였다.
극중 오영심은 대중에 익히 알려진 애니메이션 ‘영심이’를 극화한 캐릭터다. 말괄량이지만, 사랑에 마음 아파할 줄 아는 소녀다. 그런 오영심을 신보라는 실존 인물처럼 만들어냈다. 가녀린 몸으로 큰 무대를 바삐 뛰어다녔고, 풍부한 성량으로 감정을 노출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신보라의 등장에 관객들은 반색했다. 아마 익숙한 얼굴을 향한 반가움이었겠다. 그러나 전개될수록 무대 위에서 신보라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오영심이었다.
신보라는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객석의 흥을 돋웠다. 노래도, 연기도, 안무도 뭐든 열심히하는 뮤지컬배우 신보라였다. 어쩌면 이대로 신보라가 뮤지컬 배우로 전향할 수도 있겠다는, 노파심이 스쳤다. 더 이상 ‘개콘’에서 웃기는 신보라는 못보게 되는 걸까. 아쉽지만, 에너지 넘치는 뮤지컬 배우 신보라를 발견했으니 다행이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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