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최장 열흘 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지고 있는 추석 극장가. 영화 ‘킹스맨:골든 서클'(매튜 본 감독)이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끌어당기고 있고, ‘아이 캔 스피크'(김형석 감독)의 입소문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오늘(3일)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극장가 판도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 여전한 젠틀맨…’킹스맨:골든 서클’
형만한 아우는 없었지만 추석엔 역시 오락 영화였다. ‘킹스맨’ 시리즈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충성도는 무서웠다. ‘킹스맨:골든 서클’은 개봉 첫날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을 달성하더니, 이후 최단 기록 100만, 200만 고지를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스케일, 콜린 퍼스의 귀환, 시원시원하게 죽이는 매력이 큰 고민 없이 보기에 딱 좋은 작품. 다만,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만큼 흥행 뒷심이 얼마큼 이어질지는 미지수.
■ 잔잔하지만 뜨거운 흥행…’아이 캔 스피크’
위안부 소재를 유쾌하고 기발하게 비튼 ‘아이 캔 스피크’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 없이도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드러내 호평받고 있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위안부 청문회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무엇보다 모든 세대가 즐기기에는 최상의 선택지. 코믹, 휴먼, 메시지까지 모두 담겨 있는데도 과하지 않다. 기분 좋게 웃다가 어느덧 눈물 콧물 쏟게 되는 신기한 작품. 나문희, 이제훈을 비롯 탄탄한 조연진의 열연도 놓치면 아쉽다.
■ 이병헌vs김윤석 두말하면 입아픈 연기神…’남한산성’
‘광해, 왕이 된 남자’, ‘관상’ 등 추석 사극 흥행 공식을 이을 작품.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훈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조미료 치지 않은 담담한 연출과 현실을 떠올리는 밀도 높은 이야기가 중장년층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조판서 최명길 역의 이병헌과 예조판서 김상헌 역의 김윤석, 인조 역 박해일의 묵직한 인생 연기가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특히 영화 후반부 이병헌과 김윤석이 치열하게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소설의 말맛을 그대로 살린 명장면.
■ 이 영화 복병이다…’범죄도시’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도 심상치 않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무엇보다 반전 캐스팅이 신선하다. 마동석이 정의로운 괴물형사 역에, 윤계상이 극악무도한 신흥범죄조직 보스를 연기했다. 마동석의 전매특허 애드리브와 윤계상의 살벌한 연기 변신이 웃음과 스릴을 동시에 안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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