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화유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황당한 방송 사고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편성 연기로 이어졌다. 다소 과감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화유기’(홍정은 홍미란 극본, 박홍균 연출)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이승기)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우휘(차승원)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절대낭만 퇴마극이다.
‘화유기’는 MBC ‘최고의 사랑’ 제작진과 차승원이 다시 의기투합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군 제대 복귀작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첫 방송은 선방했다. 시청률 5.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것. 흥미진진한 전개로 2화를 향한 관심도 컸다.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보였던 ‘화유기’는 방송사고로 발목이 잡혔다. 이후 ‘화유기’는 유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화유기’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은 뿔났고, 작품 내용 보다는 방송사고로 더 주목받게 됐다.
이에 tvN 측은 “‘화유기’ 2화가 후반 작업이 지연돼 방송 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tvN 측에 따르면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 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 결국 25일 오후 ‘화유기’ 2화가 재편성됐다. 중간광고까지 없이 전파를 탔다.
사과는 계속 이어졌다. ‘화유기’ 공식 홈페이지에는 물론, 2화 방송 시작 전에도 사과문이 게재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는 31일 방송 예정인 ‘화유기’ 4화를 차주로 연기하기로 한 것. ‘화유기’ 3화는 이번 주에 볼 수 있지만, 4화는 내년에 시청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결정은 ‘화유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CG 작업 완성본이 예정된 시간보다 지연 입고되면서 방송사고로 이어졌기에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화유기’는 이미 방송을 시작했다. ‘화유기’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닐 터.
‘화유기’와 tvN 입장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일이 전화위복 되려면 다시는 이런 방송사고가 없어야 한다. 좋든 아니든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이를 긍정적인 반응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화유기’ 측에 달렸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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