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미투 폭로에 성추행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한 이해영 감독. 미투 운동의 변질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영화감독 동성 성추행이 폭로됐다. 글쓴이는 당시 썸을 탔던 감독 A씨와, A와 전 애인인 영화감독 B(이해영), 그리고 A의 지인의 애인인 의사 C와 강원도에 놀러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A가 자리를 비운 사이, B와 C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
네티즌은 “많은 미투들과는 많이 다른 상황일 수는 있겠지만 저 역시 내가 살기 위해 또한 말을 꺼낼 수 없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며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B로 지목된 영화감독 이해영은 실명을 공개하며, “사실무근”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도 커밍아웃했다. 강제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아웃팅에 가깝다.
이해영 감독은 “게시자는 약 2년전부터 저의 성 정체성과 인지도를 약점으로 이용해 지속적인 협박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이 감독은 “그는 제 지인과의 결별 이후, 저 뿐만 아니라 지인들에게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협박과 허위사실을 담은 언어폭력을 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해영 감독은 인권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받아온 협박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네티즌과, ‘성소수자로서 협박을 당했다’는 이해영 감독.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떠나 네티즌의 폭로는 미투 운동의 변질을 낳았다.
‘미투’는 사회적인 약자가 폭력적인 일을 당하고도 침묵해야만 했던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폭로가 이어져 미투 운동의 변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이해영 감독 역시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 성소수자라는 인권이 강제적으로 공개되며, 이미지가 실추됐다.
무엇보다 영화감독으로서 그는 큰 타격을 받았다. 각종 방송 출연으로 스타 감독으로 알려진 그는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주연의 영화 ‘독전’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여파로 인해 개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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