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개봉 5일차를 맞은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1945년 일제강점기 시대,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뜨거운 화제 속에 다양한 감상평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송중기는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연기했다. ‘태양의 후예’ 유시진(송중기)처럼 군인이고, 극에서 영웅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박무영과 유시진이 비슷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인터뷰를 통해 “‘태양의 후예’ 촬영 막바지에 ‘군함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관객분들이 보시기엔 충분히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면서 직업이 군인으로 같을 뿐이지, 다른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유시진 vs 박무영, 캐릭터 완전히 달라
송중기가 밝힌 유시진과 박무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캐릭터’다. 송중기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면이 많았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평소 제 모습을 많이 담았다. 김은숙 작가가 써준 캐릭터에 능글맞은 것이라든지, 실제 제 모습을 넣었다. ‘군함도’에서는 소재가 주는 깊이가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박무영은 죽음에서 사람들을 구출해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내적, 외적으로 가벼운 것은 모두 뺐다”고 말했다.
송중기의 말대로다. 먼저, ‘태양의 후예’ 유시진은 특전사 대위로, 태백부대 소속 알파팀의 팀장이다. 그는 일을 할 때는 열심히 하지만, 평소에는 장난끼 많은 남자다. 무엇보다 유시진은 군인으로서 책임감만큼, 사랑도 중요한 사람이다. 의사 강모연(송혜교)에게 직진 사랑을 펼치며, 달콤한 명대사도 남겼다.
반면, 박무영은 그야말로 FM적인 인물이다. 그의 머릿속은 오직 조국, 조선의 해방만으로 꽉 차 있다. 박무영이 군함도에 잠입한 이유도 독립운동가 윤학철(이경영)을 구하기 위해서다. 무표정한 얼굴의 박무영은 군함도를 탈출할 생각만 하고 있다. 캐릭터만 보면, ‘태양의 후예’ 유시진보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강마루에 더 가깝다. 류승완 감독도 “송중기가 가진 이목구비에서 밝은 면만 있지 않다. 어두운 면을 포착하고 싶었다. 일부러 멋있게 만들려고 한 게 아닌데, 배우 본인이 갖고 있는 기품이 있다”고 극찬했다.
◆ 유시진 vs 박무영, 슈퍼히어로적 능력 비슷
대중이 유시진과 박무영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영웅적인 면모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 일하는 유시진은 재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테러도 막는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는 멜로 드라마로써, 유시진의 영웅기는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유시진은 강모연이 위험에 빠지면 어느 순간 나타나 슈퍼맨처럼 구해줬다. 또한 유시진은 폭탄이 터져도, 총을 맞고도 살아나면서 ‘불사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유시진은 더욱 초인적인 힘을 지닌 슈퍼히어를 연상케 했다.
‘군함도’ 박무영이야말로 구국의 영웅이다. 그는 군함도 탈출 계획을 세우고, 수백명의 조선인들을 이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탈출 생각을 못한 조선인들에게 박무영은 동아줄 같은 존재다. 가장 힘이 세거나,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오직 민중의 선택을 받아 우두머리가 된다. 송중기는 박무영의 히어로적인 면모에 대해 “임무를 수행하면서 처참한 현실을 보면서 인간으로서 생존 본능을 느낀 것 같다. 측은지심이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송중기가 박무영을 연기함으로써, 히어로적인 면모가 부각됐다. 얼굴에 재를 뒤집어써도 빛나는 외모의 송중기는 박무영의 강인한 반전 매력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정의로움까지, 그는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 ‘군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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