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늘(21일) 칸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은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리는 공식 상영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는다. 이날 상영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이 참석한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공개에 앞서 칸영화제로는 최초로 스포일러 자제 당부 서문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공식 프레스 키트에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생충’이 펼칠 예측 불가의 스토리도 관심사지만 무엇보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수상 여부다. 올해는 켄 로치, 다르덴 형제, 짐 자무시,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거장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로 칸영화제를 찾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칸 초청, 경쟁은 두 번째다.
과연 봉준호 감독은 수상 낭보를 전할 수 있을까. ‘기생충’이 수상할 경우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9년 만의 한국영화 칸영화제 본상 수상이다.
칸영화제는 심사위원단의 격렬한 토론 끝에 수상작을 결정하는데, 수상 결과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만장일치 결론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고성이 오가기도 하며, 이 만장일치 룰을 무기로 특정 영화를 밀어주는 심사위원도 다수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심사위원 취향, 그 중에서도 심사위원장의 입맛이 절대적이다.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제57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제 기간 내내 ‘올드보이’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어떨까. 멕시코 출신인 그는 ‘바벨’, ‘비우티풀’ 등의 영화를 통해 계급, 자본, 사회 갈등에 주목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일견 맞닿아 있는 대목. ’21그램’, ‘버드맨’,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 영화 공식을 넘어서는 혁신을 보여준 지점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세계와 닮아 있다.
상영 스케줄도 주목할 만하다. 공식화된 것은 아니나, 칸영화제는 화제작을 영화제 후반부 배치하는 성향이 짙다. ‘기생충’은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 시간대에 편성돼 기대감을 높인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TV리포트에 “‘기생충’은 올 경쟁 라인업 최고 화제작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와 같은 날 배치됐다. 심지어 오후 4시 공개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보다 더 하이라이트 시간대인 오후 10시로 배정됐다.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라고 전했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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