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무리 천벌을 받을 만한,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어도 품는다.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를 애써 찾으려 하고, 더 이상 나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바로 잡아주려 한다. 그래서 가족인가 보다. 그렇다고 그 가족애를 굳이 만천하에 자랑할 필요는 없을 텐데.
7월 2일은 배우 겸 가수였던 박유천이 석방된 날이다. 박유천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박유천은 공판이 열린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팬들에게 고개 숙였다. 감사인지, 사죄인지 뭐든 담겼을 인사였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그런 박유천을 카메라로 남겼다. 어쩌면 연예인 박유천으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본인이 분명 ‘내가 마약을 했다면 은퇴한다’고 했었으니까.
그런데 하루 만에 박유천의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됐다. 그것도 꽤나 밝은 표정. 초췌한 몰골로 사회봉사를 다짐했던 박유천이 아녔다.
박유천은 집 거실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했다. 팬들에게 받은 편지를 모아두고 인증했다. 일단 받았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던 건지, 아직도 이렇게 많은 팬들이 응원하는 박유천으로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
이 모든 건 박유천의 친동생 박유환을 통해 알려졌다. 박유환은 자신의 SNS에 형을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관심을 한껏 부추겼다. 팬들은 물론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박유환의 사진에 꽂혔다.
반가워하는 이들도 많았다. 팬들은 여전했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의견이 모여 비난의 여론의 형성됐다.
박유천은 응당한 처분을 받고 출소했다.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일상을 보내고, 팬레터를 읽을 수 있다. 자유의 몸이 됐으니. 하지만 그걸 대중이 모두 따뜻하게만 볼 수 없다. 자랑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거부하고 싶은 자유도 있으니까.
형을 따라 연예계 데뷔했던 박유환은 톱스타 형덕에 비교적 수월하게 활동했다. 캐스팅도 그랬고, 인지도도 그랬다. 박유천 여파로 일이 뚝 끊긴 지금을 봐도 그렇다. 형을 통해 SNS로 팬들의 관심을 받는 상황이라니.
실형을 면한 박유천. 그렇다고 무혐의는 아닌 박유천. 앞으로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고, 마약 치료도 받아야 한다. 그 때마다 꼬박꼬박 박유환은 형아의 곁을 지켜줄까. 각별한 형제애는 더 많은 사진으로 공개되려나. 기다리는 재미도 있겠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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