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개그맨 김철민(52·본명 김철순)이 폐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에 망연자실했지만, 많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응원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TV리포트는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원자력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김철민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김철민은 현재 상태에 대해 “허리로 암이 전이돼서 조직을 떼어내 수술을 했다. 간으로도 전이됐고, 뇌로 전이됐는지는 CT를 찍어봐야 한다고 하더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민은 자신의 상태를 불과 이틀 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허리가 너무 아파서 한 달 동안 정형외과를 다니며 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어떤 원장님이 내가 음반을 낸 개그맨 겸 가수라는 걸 아시고는 엑스레이를 찍어보셨다. 그리고는 암인 것 같다며 큰 병원에 가보라고 말씀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병원도 이 원장님이 소개해 주셔서 들어올 수 있었다. 그제 오전 9시에 내 병이 폐암 4기라는 걸 알게 됐다. 얼마 안 남았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의 마음은 처참 그 자체였다. 김철민은 “가족력이 있어서 담배도 안 피우고 신경을 썼는데, 밤새 울고 그래도 답이 없더라”라고 토로했다.
김철민은 아버지를 폐암으로, 어머니를 간암으로 여의었다. 두 형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훈아 모창가수로 활약한 고(故) 너훈아(본명 김갑순)가 김철민의 형이다. 너훈아는 5년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철민은 형 이야기를 하며 “몇 달 전 (너훈아) 형 꿈을 꿨는데, 흙탕물이 불어서 내려오는데 형이 저쪽에서 나더러 건너오라더라. 물이 세서 안 넘어갔는데, 암 선고를 받고 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후배들에게 받은 응원을 덧붙였다. “동기 정찬우부터 박명수, 김현철, 황기순 선배로부터 ‘힘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좋은 분들도 많이 다녀갔다”며 “김광회는 페이스북에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내가 보험이 없다 보니 걱정을 많이 한 것 같다. 계좌로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 50만 원까지 들어왔다. 너무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라면서 감사한 마음을 고백했다.
가족으로 이제 누나 한 분 남았다는 김철민은 끝으로 “마음이 안 좋긴 해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억울하지만, 정리를 잘 하고 싶다”면서도 “가기 전 한 번이라도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철민은 대학 시절인 1980년대 후반부터 기타를 치며 대학로에서 거리모금 활동을 벌이다 개그맨 고(故) 김형곤의 ‘코미디클럽’ 무대에 서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노래와 개그를 접목한 통기타 개그 레퍼토리가 그의 주특기였다. 1994년 MBC 개그 공채 5기다.
김철민은 리메이크 앨범 ‘김철민의 콘서트 7080’을 내며 가수로 변신했다. 지난해 자신의 생애 첫 앨범인 ‘괜찮아’를 내고 활동해 왔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김철민, ‘독특한 연예뉴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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