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현민 기자] 피오를 겨눈 대중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해당 분노의 방향은 어딘가 잘못된 모양새다.
피오는 지난 9일 방송된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의 모습으로 인성 논란, 하차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평소 예능에서 보여준 순수한 모습이 아닌, 김동현을 상대로 버럭하는 모습 등이 방송 후 구설수에 올랐다.
피오가 평소 김동현과 친분이 있고, 프로그램 내 피오의 캐릭터 설정 등을 앞세워 이를 “일부 시청자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억울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놀라운 토요일’은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다. 장시간의 촬영물을 효과적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형태다. 문제가 된 해당 장면에 긴 설명을 붙인 제작진은 이미 어떤 식으로든 그 모습이 오해를 만들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던 셈이다. 하지만 그것을 시청자에게 납득시키는 작업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예능 출연자는 PD를 비롯한 제작진을 신뢰해야 자유로울 수 있다. 설사 녹화 중 논란의 소지가 있을 언행이 나오더라도, 제작진이 사전에 인지해 걸러줄 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다. 그래야 더 자유롭게 촬영에 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 근본적인 신뢰에 균열을 만든 사건이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충분히 편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 출연자가 당황해 깜짝 놀라는 모습까지 덧붙이면서 이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를 예능 요소로 활용하려고 했던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이 현재의 논란을 만들었다.
오직 피오를 타깃으로 한 분노는 그래서 좀 안타깝다. 논란의 소재를 1차적으로 제공한 것은 피오일 수 있지만, 그 소재를 걸러내지 않고 잘못 활용한 ‘놀라운 토요일’ 제작진의 2차 오판이 어찌보면 더 큰 문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도, 사과를 하는 것도, 피오가 아닌 제작진의 몫이어야 한다. 그저 침묵하고 관망할 때가 아니다.
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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