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영재 기자] tvN ‘슈룹’을 둘러싼 중국풍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첫 방송한 ‘슈룹’은 ‘조선시대 왕세자는 어떻게 정해졌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작품이다. 왕실의 치열한 교육 전쟁에 뛰어든 중전의 궁중 분투기를 다룬다. 배우 김혜수(중전 화령 역)가 KBS2 ‘장희빈’ 이후 20년 만에 TV 사극에 복귀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회에서 황귀인(옥자연 분)이 아들 의성군(강찬희 분)에게 배동 선발에 응시하라며 언급한 ‘물귀원주’가 자막에 중국어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CJ ENM 측은 “해당 자막 실수는 시청자의 지적 덕분에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중전 화령이 왕 이호(최원영 분)의 침전을 찾는 장면에 ‘태화전’이라는 편액이 발견된 것. 태화전은 청나라 당시 자금성 정전의 이름이다. 방송사 측은 태화라는 말이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도 좋은 뜻으로 사용된 단어라며 중국식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들을 다섯이나 낳았는데도 중전의 입지가 흔들리고 대군들이 다른 왕자들과 경쟁한다는 점 역시 논란이다. 적서차별의 사회인 조선시대가 아닌, 청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중국 고장극에 가깝다는 지적이 거세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8명의 황자가 황제위를 두고 다툰 청조시대의 중국과 ‘슈룹’의 설정이 서로 유사하다고 의견을 냈다.
시청자들의 중국풍, 역사 왜곡에 대한 반감은 이미 SBS ‘조선구마사’로 증명된 바다.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소품 등장, 그리고 조선 건국 왜곡 이슈로 비판을 받으며 방영 2회 만에 편성이 취소, 방송을 중단했다. 이후 SBS가 선보인 또 다른 팩션 사극 ‘홍천기’는 조선시대에서 단왕조로 국가 명칭을 바꿨다.
현재 ‘슈룹’은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스트리밍 되고 있는 상황. 아직 방영 초기이기에 중국풍을 경계하는 시각과, 일부 오류로 창작의 노고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영재 기자 oct10sept@tvreport.co.kr/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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