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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오케스트라’ 한스 짐머가 선사한…‘어메이징 나이트’

김풀잎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풀잎 기자] 거장은 시대를 초월하기 마련이라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 있을까. 2년 만에 돌아온 독일 출신의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가 다시 한 번 서울 밤하늘에 빛을 쏘아올리고 돌아갔다. 

지난 9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스 짐머의 라이브 투어 콘서트가 열렸다. 선선한 토요일 오후였지만, 내부는 빼곡했다. 수용인원 만여 명을 가득 채운 탓인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당초 1회 공연이었지만 국내 관객들의 요청에 의해 또 한 회가 추가된 만큼, 공연 시작도 전부터 그 열기는 대단했다. 

장막이 걷히고 이미 자리해있던 오케스트라 군단 속으로 한스 짐머가 등장하며 쇼는 시작됐다. 화려한 인트로가 모든 예고를 대신했듯, ‘Crimson Tide’와 ‘Angels & Demons’의 웅장한 음악을 필두로 이날의 영화 같은 3시간이 흘러갔다. 

◇ 한스 짐머, 그 대단한 존재감 

한스 짐머는 무대와 그리 친한 아티스트는 아니다. 그래서일까. 투박한 디자인의 셔츠 차림이었지만, 그런 그의 존재만으로도 무대는 묵직했다. 한스 짐머는 “안녕하세요”라며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오랜만에 마주한 한국 팬들에게 인사부터 전했다. 

매 곡을 마친 후에는 멘트를 꼭 소화했는데, 곡 소개보다도 역시 친숙함에 무게를 뒀다. 다만 ‘다크나이트’ 당시에는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주 오로라의 총기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 추모의 뜻을 덧붙여 관객들의 이입도를 더했다. 

이 무게의 장엄함은, 한스 짐머의 소개대로 “어메이징한 밴드”가 거들었다. 첼리스트 티나 구오를 비롯해 기타리스트 거스리 고반, 나일 마, 관악기 연주자 페드로 유스타셰 등이 혼을 실은 연주로 공연의 한 축을 담당했다. 국내 오케스트라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인상적이었다. 한스 짐머 머릿속 그림이 세션을 통해 구체화된 모습이었다.

◇ 최상의 몰입도 위한 시각적 효과 

주목할 점은, 영화 속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영화 영상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영화를 대표할 정도로 이미 유명한 곡들이기에 가능했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숨어있는 듯 보인다. 

오케스트라 단원들 뒤로 놓여있던 거대한 스크린은, 앞서 언급한 예상을 깨고 오직 빛의 파동과 갖가지 색깔만을 비춰냈다. 이를 배경으로 빨려 들어갈 듯한 기하학적 이미지가 어우러졌고, 이는 오롯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돕기 위한 장치로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굳이 나누지 않은 세그먼트는, 쇼의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 역할도 했다. 공연 내내, 무대와 관객 사이 경계를 오묘하게 허물어뜨리며 압도적인 라이브에 무방비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 라이온킹→다크나이트→인터스텔라…극강 레퍼토리 

그 이름만으로 벅차다. 인터미션이 주어지기 전, 1부 마지막 순서에는 유난히 관객들이 들썩였다. 귓가를 울리는 친숙한 멜로디의 정체는 ‘라이온킹’의 OST인 ‘Circle of Life’였다. 스페셜 게스트로 단상 위에 오른 남아프리카 공화국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인 레보 엠(Lebo M.)의 목소리까지 덧입혀지자, 반응은 더욱 거세졌다. 오랜 시간,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아온 한스 짐머 명곡의 뜻 깊은 재생을 알리는 곡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Gladiator’, ‘True Romance’와 보컬 가창 등이 섞인 1부가 좀 더 경쾌한 느낌이었다면, 2부에서는 그야말로 웅장함의 정점을 찍었다. ‘The Dark Knight’ 메들리로 서스펜스를 안기고 어두운 분위기를 잔뜩 고조시키고는, ‘Interstellar’로는 완전한 하모니로 긴장된 공간을 고요하게 풀어냈다. 관객들은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간 듯 탄식을 쏟아냈다. 맨 처음과 같이, 피아노 앞에 앉은 한스 짐머는 ‘Inception’을 끝으로 연주했고,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마법적인 연출과 함께 이날의 공연도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는, 오랜 레퍼토리의 완벽한 승리였다. 

한스 짐머는 과거 신시사이저 연주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음악 사운드와 정통 오케스트라를 결합시킨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자연스럽게 스펙터클한 사운드와 탄탄한 구성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고, 블록버스터 영화부터 액션,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겼다. 이번 공연 역시 예술적인 면을 비롯해 대중적인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에이아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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